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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사회적 거리두기' 다음 단계 고민이 필요하다
2020-08-26 06:00:00 2020-08-26 06:00:00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상황에 머물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일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단계로 격상됐고, 일상 생활도 덩달아 크게 위축됐다. 정부 발표를 주시하며 더운 여름 철 잠시 멀리했던 KF94 마스크를 다시금 꺼내 챙기고, 휴대용 손소독제와 라텍스 장갑도 가방 한 켠에 넣어둔다. 7개월째 계속되는 생활 속 방역 대응에 일면 지치긴 하지만, 별 수 없다. 이게 최선이니까. 
 
25일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은 백신개발을 학수고대하는 국민들을 향해 다소 암울한 얘기를 꺼내놓았다. 백신 개발보다 마스크 쓰기 같은 생활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진단과 더불어,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완벽한 해결책이 되기는 사실 어렵다는 전망도 곁들였다. 한마디로 지금처럼 각자 알아서 조심해가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주가 코로나19 고비이자 골든타임이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사실 같은 얘기가 연내 또 들려오지 않으란 법이 없다. 조금만 방심해도 위험해지는 상황, 완벽한 백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이것이 코로나 뉴노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각 단계는 최근 2주간의 일일확진자수,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 관리 중인 집단발생 현황, 방역망 내 관리비율 등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 결정된다. 이 중 간단하게 일일 확진자수만 놓고 판단하자면 1단계는 일일 확진자수 50명 미만, 2단계는 50~100명 미만, 3단계는 100~200명 이상과 1주 2회 더블링(일일확진자수 2배 증가가 1주일 내 2회 이상)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즉, 현재 정부가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실행한 상황이지만 지금 당장 3단계로 전환한다고 해도 사실 그리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다. 
 
현재 2단계 상황에서는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이나 모임, 행사 등을 금지하고 있다. 3단계가 되면 이 기준이 10인 이상으로 올라간다. 3단계가 임박한 상황이고, 이번 고비가 지나가더라도 또 다시 3단계 위기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 결국 백신 개발과 생활 방역 엄수는 기본이고, 이제는 이 기본 규칙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지원이 좀더 구체화돼야 한다. 취약계층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단계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코로나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한 후 지원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 
 
최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여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지원대상을 어디까지로 정해야 하는가부터 추가지원 자체를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이르기까지 의견이 다양하다. 일단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코로나 상황이 언제, 어디까지 전개될지 모르는데 재난지원금 카드를 명확한 기준 없이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꺼내 들며 갈팡질팡한다면 국민 입장에선 이같은 지원책을 국가정책으로서 인정하기가 어렵다. 재정을 면밀히 살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때다. 그래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에 들어가 10인 이상이 모일 수 없게 되면 피해를 보게 되는 업종은 무엇이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최근 웨딩홀 계약을 두고 소비자와 웨딩홀 업체 간 분쟁이 계속되고 있고,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PC방이나 노래방 점주들의 원성도 자자한 상황이다. 이들이 업을 계속 영위하기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피치 못해 이들의 사업을 당분간 금지하더라도 다른 시각의 정책적 접근 역시 병행돼야 한다. 가령 긴급경영안정자금 지급 외에도 IT기술 접목 등을 통해 이들 업종의 근본적 혁신을 꾀할 여지가 있는지 살핀다거나, 소비자와 분쟁 발생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는 등의 정책들 말이다.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은 다르게 보면 국가의 존재감이 한껏 드러날 기회이기도 하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이제는 제대로 보여줄 때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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