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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통신3사, 때가 됐다
마케팅비 줄고 전화매출 증가…외국인 순매수 전환
장비주에서 통신주로 관심 옮길 타이밍
2020-08-26 12:30:00 2020-08-26 16:28:39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증시가 불안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가격 부담이 높아진 성장주를 덜어내 경기방어주로 비중을 옮기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간 소외돼 있던 통신주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주식을 계속 내다 팔아 지분율을 크게 줄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3월2일 38.12%에서 지난 8월5일 34.25%까지 감소했으나 25일 현재 35.23%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도 47.40%에서 44.78%로 줄었다가 45.33%로 고개를 들었다. LG유플러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38.38%에서 32.46%, 32.11%로 계속 감소했지만, 지난 5영업일 동안은 연속 순매수를 나타냈다. 종합하자면 적어도 매도세는 마무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다른 한 축인 기관이 매도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엔 간간이 외국인과 동반 순매수를 보여주고 있다. LG유플러스에서는 24일과 25일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손바뀜은 국내 증시의 흐름과 통신3사에 대한 전망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3사는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발맞춰 전국망 보급 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시작해 지금도 엄청난 자금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5G 이용은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는 통신3사가 아니라 통신장비 등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기지국 장비를 만드는 케이엠더블유는 지난해 초부터 올해까지 7배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또 다른 장비주 에이스테크는 최근 두 달 동안에만 3배 넘게 급등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이제 막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을 뿐 2019년 초의 주가(27만원)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KT와 LG유플러스는 반등했음에도 올해 초 주가보다 낮다. 2차전지, 바이오 등 성장주들이 2배, 3배 뛰는 동안 다른 세상에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증시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이와 반대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통신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현재 통신3사에게 가장 큰 호재는 앞으로 들어가는 돈은 크게 늘지 않는 대신 벌어들이는 이익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2분기 통신3사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1분기 수준에 그친 것이 원인이었다. 특히 이동전화 매출이 증가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여준 SK텔레콤이 주목받았다. 
 
 
또한 통신장비·부품 제조에서 통신사로 수혜가 옮겨올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국내에서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었고 가입자 보급률도 10%를 넘어선 상황이라 이제부터는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항상 새로운 네트워크가 출현하면 기지국·시험장비 → 인빌딩 중계기 → 백홀·스위치 → 통신사 순서로 수혜를 받았으며 주가가 움직이는 패턴을 보였다”며 “중국에서 5G 가입자가 1억명을 돌파했고 일본, 미국도 5G 투자를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통신주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은 좀 더 긴 호흡으로 기대할 만한 호재다. 단기적으로는 통신망 보급과 관련된 장비주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겠지만, 5G 생태계가 조성되면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도 본격화할 수 있어 트래픽 증가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다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제 등 규제 관련 이슈는 해석이 어렵다. 단통법의 경우 수정 또는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데, 단통법이 없어지면 다시 대규모 마케팅비가 투입되는 출혈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예전처럼 통신사들이 지원금을 싣기도 어렵고 또 단통법의 핵심조항인 선택약정요금할인제 등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옮겨 유지될 것”이라며 “오히려 분리공시제나 단말기완전자급제가 도입될 경우 리베이트가 감소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리공시제란 휴대전화 보조금을 통신사의 지원금과 제조업체의 장려금으로 구분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단말기완전자급제는 단말기 구입 따로, 통신서비스 가입 따로, 구분하는 제도로, 모두 통신사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처럼 통신사들의 영업환경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통신3사 모두 배당에서도 강점을 보유해 불안한 증시 환경에서 갈아타기에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9월 최선호주로 SK텔레콤을, 12개월 최선호주는 LG유플러스를 추천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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