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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전두환에게 관심을
2020-10-07 06:00:00 2020-10-07 06:00:00
징역 1년 6개월. 검찰이 지난 5일 전두환 전 대통령에 구형한 형량이다. 아니 전두환씨에게 내린 형량이다. 검찰은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씨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또 다시 상처를 줬다고 구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씨 변호인은 장시간의 최후 변론을 통해 무죄를 주장했다 한다. 심지어 전씨는 이날 법원의 불출석 허가를 받고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참으로 화가 난다. 고작 1년 6개월이라는 가벼운 형량에 분노가 치밀고 뻔뻔하게 아무렇지 않게 편안한 삶을 즐기는 그를 생각하니 증오심이 머리 끝까지 차오른다. 사자명예훼손의 법정 최고형은 2년이다. 정확하게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법원의 선고공판은 11월 30일 열린다.
 
이쯤에서 과연 법적 조치가 전씨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전씨는 이미 지난 1996년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과 뇌물 등 10개 혐의로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구속기소 돼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어진 항소심에서 전씨는 무기징역(추징금 2205억원)으로 감형받은 뒤 이듬해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으나, 1997년 12월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그런 전씨 입장에서 고작 1~2년의 형은 아마도 우스울 것이다. 당연히 벌금 500만원도 평생 29만원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그에게는  그냥 무시하고 안내면 되는 돈이다. 즉 더 이상의 법적인 처벌은 그에게 어떤 벌도 되지 않고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말이다.
 
국민적 비난이 일든 말든 이대로 둔다면 그는 또 강남 유명 식당에서 호화 식사를 하고, 골프를 치며 여생을 즐길 것이다. 심지어 젊은이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다며 "나에게 당해보지도 않았으면서"라며 호기까지 부리며 살 것이다.
 
물론 어쩌다 불리한 상황이 오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환자 행새를 하고, 주머니를 뒤져 29만원 뿐이라고 항변하고 돌아서서는 웃음을 지을께 뻔하다. 법원에서 명예훼손으로 처벌을 받는 것 정도로는 그의 이런 사생활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이제는 정치권이 나서야 하고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정치권은 특검을 가동해서라도 전씨의 만행에 대한 단죄를 내려 한다. 그외에 할 수 있는 정치적 조치들이 더 있다면 이를 총동원해서라도 끊임없이 전씨를 괴롭혀야 한다. 역사에 죄를 짓고서는 이 땅에 발을 붙이며 편하게 살기 어렵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야 한다. 법적 행위에 정치적 행위 그리고 국민들도 민심과 여론이라는 이름의 사회적 행위로 그가 진심으로 짜증이 나도록 해야 한다.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음을 후세에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그가 결코 편안한 삶을 누리게 해서는 안된다.  마음 같아서는 역사의 기록에서 그의 존재를 삭제하고 싶지만, 억울하게 희생된 수많은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안될 일이다. 똑똑히 기억하고 기억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방법은 한가지 뿐이다. 지대한 관심으로 그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대가를 어떤 식으로든 치르게 하는 것이다. 그에게는 화해라는 단어가 성립될 수 없다.
 
우리의 무관심은 그에게 호재다. 우리의 망각은 그에게 기쁨이다.
 
권대경 정경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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