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어려워진 사업은 조급해하지 말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가장 중요한 일에 조직 전체의 힘을 모으자."(구본무 회장)
"회사내에 근거없는 소문 등 불안감이 잔재해서는 안되며, 자심감을 바탕으로 회사가 잘될 것이라는 긍정의 에너지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남용 부회장)
총수와 최고 경영진이 한꺼번에 나서 조직을 추스리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IMF나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급박한 외부적 위기가 없는 상황에서는 보기 드물다.
그런데 LG전자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걸까?
잘 알려진 대로 LG전자의 2분기 실적은 TV와 휴대폰의 부진으로 대폭 악화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TV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있고, 휴대폰은 스마트폰 사업 실기(失期)가 뼈아프다.
더욱이 유럽 경제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스마트폰 시장의 입지강화도 자신할 수 없다.
LG전자의 위기가 언제쯤 끝날 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누구보다도 LG전자 스스로가 체감하고 있고, 그래서 안팎에서 경영진 경질설이나 구조조정설 등 각종 루머가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경쟁업체가 사상 최대의 분기실적을 예상하고 있는 것도 위기의식을 한층 고조시킨다.
남 부회장이 이날 구조조정설을 강력히 부인하며 "회사가 어려움에 직면할 때 마음을 하나로 다잡기 위해서는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거나, "최고 경영진들이 이전보다 더 자주 직원들과 만나겠다"고 말한 대목에서 이런 절박감이 그대로 묻어난다.
LG관계자는 구 회장이 경영진들에게 "단기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제대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현 경영진을 재신임해 전열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현재의 난국을 뚫고 나갈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LG전자의 위기감이 쉽게 수그러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손정협 기자 sjh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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