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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조난자들' 거듭된 반전..노영석 감독의 영민한 센스
입력 : 2014-02-17 오후 4:08:49
◇'조난자들'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 상진(전석호 분)은 인적이 드문 강원도 깊은 산골의 펜션으로 떠난다. 상진은 여행길에서 자신을 전과자라고 밝히는 친철한 청년 학수(오태경 분)을 만난다. 사나운 인상에 엉뚱한 소리를 내뱉는 학수의 친절이 상진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면서 펜션을 배회하는 학수가 의심스럽다.
 
'조난자들'은 영화 '낮술'을 통해 전 세계 30개국의 영화제로부터 초청을 받은 노영석 감독의 신작이다. 낮술에서 예상을 뒤흔드는 반전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노 감독은 '조난자들'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십분 살린다.
 
◇전석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과거 산에서 밀렵을 하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호의를 받았으나, 고마움보다는 '살았다'는 안도감을 느꼈다는 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의 본능인 선입견을 꼬집는다. 선입견이 나비효과를 통해 얼마나 무시무시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시나리오를 마무리하기 위해 떠난 강원도 여행에서 상진은 갑작스럽게 펜션 주인이 돼 소위 '개념 없는' 일행을 펜션에 투숙시킨다. 한참 글을 쓰고 난 뒤 우연히 일행 중 한 명의 시체를 발견한다.
 
놀란 마음에 펜션에 들어와 신고를 하려는데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 살인자가 있을까하는 마음에 화장실 문을 여니 여자 투숙객이 옷을 벗고 있었다. 순식간에 강간미수범이 된 셈이다. 분노하는 여자 투숙객과 살인사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도망을 치다 학수에게 잡혀 손발이 묶여버렸다. 일은 점점 꼬이게 된다.
 
상진은 자신을 묶은 학수가 살인범이라고 확신한다. 학수의 일행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그가 전과자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렇듯 학수를 의심스럽게 바라본 상진의 판단은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에까지 놓이게 된다. 더욱이 이 작은 동네의 경찰이자 학수의 형(최무성 분)은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든다.
 
◇오태경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스토리는 예상치 못한 반전을 거듭한다. 예상을 할 때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뒤통수를 때린다. 이 기분 좋은 뒤통수는 흡인력을 높인다.
 
또 곳곳에 배치된 노 감독 특유의 유머는 큰 웃음을 만들어낸다. 공포를 심어놓고 웃음을 주면서 관객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노 감독의 연출력을 높이 살 수 밖에 없다.
 
특히 영화 말미 결말을 매듭짓지 않고, "이후에 어떻게 됐을까"라는 상상을 가미시키는 엔딩은 기존 영화들의 공식과 달라 흥미롭다. 감독의 영민한 센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훌륭하다.
 
상진을 연기한 전석호는 연극판에서 쌓은 내공을 스크린에서 자연스럽게 표출한다. 약간의 허세와 겁 많은 서울 사람의 이미지를 생활연기로 풀어낸다. 김성균이나 조진웅, 송새벽과 같은 배우로 성장할 것 같은 기대감을 안긴다.
 
MBC '육남매'부터 '올드보이'의 오대수(최민식 아역)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오태경은 느릿하고 어눌한 말투로 학수라는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오랜만에 사람이랑 얘기하니까 정말 좋네"라는 이 말이 편안하게만은 들리지 않는 건 오태경의 연기력에 깊은 내공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무성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최근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신스틸러로 거듭나고 있는 최무성은 잠깐 등장하지만 강렬한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인간미가 있는 듯 하지만 무서운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는 모습은 공포감을 준다.
 
두려움을 유발하지만 딱히 잔인한 장면은 없고, 예상치 않은 장면에서 유머를 터뜨리는 노 감독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독립영화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대중성이 충분하다. "영화 정말 좋네"라는 감탄이 나올 법한 영화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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