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음악중심> MC를 맡고 있는 민호-김소현-노홍철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MBC <쇼! 음악중심> 제작진이 100% 립싱크를 하는 비양심적인 가수들을 향해 퇴출을 선언했다.
노래하는 부분까지 녹음을 해와 정작 무대에선 노래하는 척 연기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지적했다. <쇼! 음악중심>의 박현석 CP는 1일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직접 노래를 불렀는지 다른 사람이 노래를 했는지, 기계를 과도하게 썼는지에 대해 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로 립싱크를 하는 가수들은 명백한 반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박 CP는 "K팝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시점에 외향적인 성장만이 아닌 실력적인 면에서 발전이 필요하다고 느껴 이 같은 방침을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립싱크를 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퍼포먼스 그룹이 대다수인 게 가요계다. <쇼! 음악중심>은 AR(보컬을 제외한 반주만 녹음 된 것이 MR. 보컬과 반주가 함께 녹음 된 건 AR이다)을 어디까지 허용할 생각인가.
▲모든 가수들이 립싱크를 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어느정도의 MR과 AR을 사용하고 노래도 한다. 노래를 하는 가수들을 향해서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이 중에도 100% 립싱크를 하는 가수들이 어느정도 존재한다. 이런 가수들은 출연시키지 말자는 얘기다.
이런 경우에 가수가 노래를 했는지, 다른 사람이 녹음을 했는지 기계를 과도하게 썼는지 알 수가 없다. 적어도 우리 무대에 서려면 우리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보컬 녹음이 섞인 MR을 가지고 온 뒤 무대에서 가수가 직접 불러 덧입히는 건 괜찮다. 만약 춤이 과도해 춤을 추면서 노래하는 것이 힘들다면, 리허설 때 사전 녹음을 하고 실제 무대에서는 립싱크를 해도 괜찮다. 춤 때문에 라이브를 하기 힘든 거니까. 하지만 보컬 녹음이 섞인 MR을 들고와 입만 뻥긋거리는 건 절대 안 된다. 그건 반칙이다. 100% 노래를 안하는 경우는 막자는 얘기다.
-어떤 방식으로 가수들이 립싱크를 하는 것을 골라낼 것인가.
▲일단 첫 방송은 무대에 올릴 수밖에 없다. 그 다음 우리는 마이크가 있으니까 이를 통해 녹음이 된 것을 확인하면 된다. 확인한 뒤 너무도 비양심적이라는 판단이 들면 캐스팅을 하지 않으면 된다. 어차피 노래 잘하는 가수들은 많다.
-제작사의 반발이 예상되기도 한다.
▲우리가 100% 라이브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그렇게 하기로 하면 제작사가 너무도 힘들어지는 것을 우리도 안다. 100% 립싱크만 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씩 조금씩 라이브로서 실력을 끌어올리자는 판단이다.
-이렇게 나서게 된 것에 대해 계기가 있나.
▲내가 <쇼! 음악중심>에 3월에 왔다. 당시에는 선정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했고, 최근에는 선정적인 부분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다음은 뭐가 문제냐고 봤을 때 립싱크라고 생각했다.
MBC가 그래 공영 매체인 방송사인데 어느 정도의 기준과 스탠스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는 공익적인 기능을 너무도 배제한채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행동해왔다는 것 같다. 제작사와 너무 타협해왔던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언제부턴가 가수들이 노래보다는 춤을 배우고 성형외과를 들락거리기만 한다. 이런 게 현실인 곳이 요즘 가요계다. 한류바람을 일으키고 해외로 나가는데 외향적인 성장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발전해야 되지 않나 싶다. 궁극적인 목적인 K팝의 발전이다. 포장지만 커지는게 아니라 내적으로 실력적으로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렇게 판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