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 현장 스틸 (사진제공=JT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난 누가 범인인지 도대체 모르겠어."
JTBC <크라임씬>에서 매회 한 번쯤은 출연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그만큼 범인을 잡아내는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출연자들도 범인을 잡기 어렵지만, 모든 것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도 범인을 잡는 일은 어렵다. 게시판의 실시간 글들을 보면 확신에 찬 '오답'들이 눈에 띈다. 유력하게 예상된 범인이 범인이 아니었을 때의 반전은 소름을 돋게 한다.
그만큼 <크라인씬>의 제작진은 모든 출연자들이 범인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을 철두철미하고 면밀하게 만든다. 긴장감이 높고 한 순간이라도 놓치면 원활한 추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몰입을 해야 한다. 방송 말미 각자 생각한 범인이 실제로 범인이었을 때는 희열이 생기고, 혹은 범인을 틀렸을 때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내가 저 안에서 추리를 해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적지 않다.
비록 1% 안팍의 시청률이지만 각종 웹과 SNS 등에서 적지 않은 반응을 불러일으킨 <크라임씬>이다. 이 때문에 시즌2의 요구가 높아졌고, 제작진 역시 이를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크라임씬>이 인기를 모을 수 있는 요인에는 먼저 제작진이 짜 놓은 상황이 흥미진진하다는 데 있다. 6명의 용의자가 모두 용의선상에 올라와 있다. 알리바이가 대부분 애매하다. 알리바이 뿐 아니라 살인의 동기도 부여한다. 이런 점들이 허술하면 출연자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쉽게 범인을 찾을 수 있는데, 제작진은 이를 용납하지 않고 완벽하게 구성한다.
알차게 짜여진 구성 역시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에게 각자 맡은 역할과 스토리, 행적, 인물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각기 다르게 제공한다. "난 이런게 있었는지 정말 몰랐어"라는 출연자의 말도 많다. 그 진심이 묻어나와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돋운다.
또 알리바이, 5분 브리핑, 현장검증, 2차 현장검증, 1:1 면담 등 범인을 찾아낼 수 있는 구성은 다양한 장면을 볼 수 있다는 점과 추리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풍성함을 준다.
출연자들의 역할도 인기요인이다. 전현무, 박지윤, 홍진호, NS윤지, 강용석은 깊게 사건에 몰입해 어떻게든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두뇌회전을 멈추지 않는다. 특히 추리천재로 부상한 박지윤과 홍진호의 활약은 <크라임씬>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전현무는 특유의 입담으로 예능적인 요소를 채우며, 강용석은 추리의 심도를 깊게 만들고, NS윤지는 진정성을 불어넣는다. 씨엔블루의 민혁, 씨스타의 소유, 임문규 형사와 같은 게스트들도 철저하게 범인을 잡는데만 집중한다.
범인이 된 경우 추리의 방향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거짓말을 비롯해 다양한 수를 아끼지 않는다.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들의 뛰어난 연기도 <크라임씬>의 재미 중 하나다. 범인을 연기했던 자들이 범인이 되지 않았을 때의 얄미운 행동도 이 안에서는 즐겁다. 범인으로 지목된 뒤 허탈해 하는 모습 역시 재미를 준다.
이렇듯 <크라임씬>은 상황과 구성, 출연자들의 뛰어난 추리와 연기 등을 통해 추리예능으로 재미와 흥미를 모두 잡았다는 평이다.
이에 대해 <크라임씬>의 윤현준 PD는 "예상보다 더 크고 뜨거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애초에 생각했던 소기의 성과는 달성한 것 같아 기쁘다"며 "시즌2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타 방송사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콘텐츠이기 때문에 명맥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이런 성과라면 시즌2를 기대하기 충분하다. 새로운 구성과 출연자들의 맹활약, 제작진의 완벽한 상황 등 장점이 많은 <크라임씬>. 시즌2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