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의 마중> 포스터 (사진제공=찬란)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붉은 수수밭>, <귀주 이야기>, <영웅> 등 수 많은 작품을 만든 장예모 감독은 중국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또 중국 5세대 감독 중 하나다. 5세대 감독은 문화대혁명 시기가 끝나고 베이징영화전문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런 장예모 감독이 신작 <5일의 마중>을 통해 문화대혁명 시기를 직접적으로 다룬다.
<5일의 마중>은 문화대혁명 시기 정치적인 신념으로 감옥에 잡힌 루옌스(진도명 분)가 문화혁명 이후 석방돼 집으로 돌아가지만, 아내 펑완위(공리 분)가 기억상실로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까스로 풀려난 루옌스는 5일에 집간다는 편지를 보낸 후 돌아왔지만, 아내는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고 딸은 아빠를 원망한다. 펑완위는 기억상실에 걸렸음에도 5일에 루옌스를 만나기 위해 마중을 나간다.
이 영화와 관련해 4일 부산 우동 월석아트홀에서 <5일의 마중>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거장을 만나기 위해 전 세계 각지에서 취재진이 몰렸다.
<5일의 마중>의 문화대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마오쩌둥이 중국을 재건하기 위해 마지막 10년에 걸쳐 추진한 대격변이 문화대혁명이다. 수 많은 노인과 지식인들이 육체적으로 학대했고 죽임을 당했다. 오랫동안 문화대혁명의 후유증이 지속됐다. 장 감독은 문화대혁명을 왜 영화의 배경으로 잡았을까.
그는 "문화대혁명 시기는 성장이 가장 활발했던 때고 개인적으로 인상이 깊었던 시기다. 내 개인적인 경험 외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화대혁명을 이 시대에 보여주고자 했던 이유는 그 시대를 위해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과 심리를 연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감정의 묘사로 가정의 와해와 화해의 과정을 그렸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기다림이 희망을 준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매월 5일이 가까워지면 '루를 마중 나가는 날'이라고 달력에 동그라미 표시를 하는 펑완위의 모습에서 감동이 밀려온다.
장 감독은 "이 이야기에서는 엄마에 중점을 줬다. <5일의 마중>은 전체적으로 무언가를 기다리는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기다림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다림이라는 자체만으로 염원과 희망을 품고 사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이 영화로 너무나도 비참하고 힘든 현실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표 감독인 장예모 감독은 스토리와 메시지가 강한 예술 영화 뿐 아니라 블록버스터 상업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도 뛰어난 능력이 있다. 그는 다음 영화가 블록버스터일 것이라 암시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내년 초 중국과 합작하는 블록버스터를 계획하고 있다. <5일의 마중>과 전혀 다른 상업영화다. 사극과 무협에 판타지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영화를 만들던 중국 문화의 고유함과 특색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