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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세계는 지금 친환경 전기차 시대로 가고 있다
입력 : 2016-10-17 오전 6:00:00
이달 초 독일 연방 상원은 2030년부터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 자동차만 승인한다는 결의안을 초당적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는 휘발유차와 디젤차의 판매를 중단한다는 의미다. 독일의 경우 지난해 타결된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기 위하여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5%를 줄이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에 놓였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대부분의 EU(유럽연합) 국가들도 마찬가지지다. 실제로 독일만이 아니라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등 유럽 일부 국가들도 2025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그 파장은 EU 전체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독일은 현재 EU 의장국이라 이러한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21세기는 가히 기술혁명의 시기다. 인공지능(AI)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 IOT(사물인터넷) 발전 속도는 상전벽해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전기차는 이러한 기술혁명과는 조금 다른 궤()를 달리고 있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보면 나오는 얘기지만, 원래 전기차의 역사는 가솔린 차량보다 더 길다. 1884년 영국의 발명가 토마스 파커가 처음 전기차 개발에 성공한 이후 1900년 초반 양산되어 판매된 적도 있다. 무거운 배터리와 유가하락 그리고 가솔린 내연기관에 밀려 자취를 감췄지만 원래 전기차는 오래된 기술이었다.
 
전기차의 이러한 특징이 21세기에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기후변화와 환경의 관점에서 전기차는 운행 중에는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것이 최대의 강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저탄소가 돈이 되고, 환경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전기차가 부상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이제 세계적으로 100만대를 넘어서면서, 중국은 이미 범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미국 일본은 물론 EU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2030년 전 세계 자동차의 30%를 전기자동차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세계가 전기차 추진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분상 이유는 온실가스 감축이지만, 그 이면에는 새로운 먹거리, 경제성장 동력 발굴에 있다. 전기자동차의 최대의 장점은 ICT, IOT기술을 자동차에 구현하기 쉬워 스마트폰에 이어 새로운 장치(Device)의 결집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자동차는 주행거리가 짧고, 속도가 늦다는 것을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주행거리는 현재 보급 중인 전기차만 하더라도 1회 주행에 200km 가까이 주행이 가능한 차들이 나오고 있고, 미국의 테슬라 전기차의 사례를 보면 앞으로의 배터리 기술력 등을 감안해 보면 몇 년 내로 300km 돌파에 이어, 400~500km 까지 주행가능한 단계로 갈 수 있다.
 
전기차 확산을 지원하는 외국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정부 정책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중국은 일반 국민들의 자동차 구매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지만, 전기차는 제외시켜 놓고 있어 판매대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르웨이는 버스 전용차로에 전기차 운행을 허용했다. 일본과 미국 또한 구매지원금 확대와 세재 혜택 정책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기본계획(2016-2020)을 내놓고 다방면의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아직도 초보적인 단계다. 세계 완성차업계의 전기차 경쟁은 이미 점화됐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 업계의 대응은 늦어도 너무 늦다.
 
우리나라 에너지정책과 교통정책, 그리고 기후변화대책에서 전기차 보급은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변화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축으로 전개될 것이다.
 
첫째, 각국의 전기차 정책은 그 나라의 에너지 믹스 현실을 반영한다. 전기차는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이다. 에너지 믹스에 따라 온실가스의 양이 결정되므로 정부 당국자와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에너지 구성과 전력 생산 방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현재 몇 가지 LCA(전과정평가) 평가를 해보면 전기차는 휘발유차나 디젤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에서 50%수준으로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한다. 온실가스를 줄이고 싶다면 전기차를 타라는 말이 성립하는 것이다.
 
둘째, 전기차가 보급되면 유류세 수입이 급감하면서 정부 세수에 큰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는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소극적인 이유가 세수 저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드디어 환경(온실가스, 미세먼지)과 경제(세수)가 새롭게 충돌하는 대변혁기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셋째, 전기차산업 확산으로 인한 대량실업과 자동차산업으로의 진입장벽이 제거되는 측면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를 만드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대학원생들 정도의 실력으로도 그럴싸한 전기차를 만들어 시범 운행을 하고 있으니 그 진입장벽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완성차 업계의 많은 근로자들이 대량실업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전기차가 자율주행차 단계로 발전하고, 전기차가 스마트폰처럼 하나의 멀티 디바이스(device)로 변화·발전한다면 새로운 ICT분야의 고용을 창출해내는 역할도 기대된다.
 
2017년 우리나라 전기차의 발전 동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대책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등장한 전기차의 미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믹스 비전과 보조금, 세금정책과 경제정책의 재조정, 그리고 고용문제 해결과 신산업(산업4.0시대) 전략 모색이라는 다각적 틀 속에서 보다 강력한 추진 동력을 만들어 가야 할 때다.
 
황상규 SR코리아 대표(www.ksrn.org)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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