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연차총회의 주제인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이루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조화'를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16일 오후 제주 ICC에서 열린 '2017 AIIB 연차총회 개회식'에서 "2015년 국제연합(UN)에서 새로운 장기 개발 어젠다가 채택된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 목표는 모든 다자개발은행이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이자 개발 분야의 지배적 패러다임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이번 총회 주제와 관련한 제안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AIIB는 단순한 양 중심의 인프라 공급 확대보다 기후 변화, 지역 간 불균형 심화 등과 같은 도전 과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다"고 말하는 동시에 과제가 갖고 있는 어려움도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첫째,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 결정은 종종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비용으로 치르게 된다. 둘째, 인프라 정책과 경제정책 간의 불일치가 투자 효과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셋째, 민간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많은 저소득 국가와 신흥국에서는 계속해서 공공재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어려움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 단어를 제시하고 싶다"며 "그것은 바로 '조화'"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가 2014년부터 제주도에서 추진해온 '친환경 에너지타운' 프로젝트를 경제·사회·환경적 요소가 조화를 이뤄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 대표 사례로 꼽았다.
친환경 에너지타운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을 운영 주체로하고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로 변환시켜 지역사회의 수입원이 되는 등 경제적 이득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대표적 사업이다.
정부정책과의 조화와 관련해서는 "에너지 분야에서의 정책 갈등은 드문 일이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장려하면서도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보조금 감축과 유류세 부과를 추진하는 등 정책 간 일관성을 높임으로써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마지막으로 제주도의 풍력발전시설을 예로 들고 "민간기업들이 풍력발전소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소전력가격보장을 통해 민간부문 참여를 장려하고, 이는 정부의 재정부담을 완화시켜준다"며 각 부문 간 조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부총리는 아울러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포용적 성장'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확충'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정책방향은 이번 총회의 핵심 테마인 '지속가능한 인프라'와 연계돼 있다. '지속가능한 인프라'가 '일자리 창출'과 '포용적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한국 정부는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구현하기 위한 AIIB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며, AIIB가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현의 최전선에 선 국제기구로서 그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2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 참석차 제주를 방문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제주 ICC에서 마이클 맥코맥 호주 중소기업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