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기자회견을 발표한 가운데 산업은행이 인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7일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3일 동안 금호타이어 노조와 면담하고 우리와도 협의해야 하는 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뒤늦게 국내 업체에서 인수의지를 나타냈지만 아직 산은에 의향서조차 전달되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만약 인수 계획을 제출한다고 해도 남은 기간동안 이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산은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 해외매각에 합의하지 않으면 이달 말로 연장된 약 2조원의 차입금 만기를 피할 수 없고, 결국 법정관리를 밟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동걸 산은 회장 또한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내 기업이 인수 의사를 밝힌다고 해도, 다시 차입금 만기를 연장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타이어뱅크의 현실적인 상황도 산은의 부정적인 의견에 힘을 싣는다. 타이어뱅크의 본사 직원은 약 70명인데, 금호타이어는 5000명이 넘는다. 또 타이어뱅크의 지난 2016년 매출액이 약 3700억원으로 2년동안 매출액을 모두 모아야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타이어뱅크의 이번 발표가 시간벌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배보다 배꼽이 큰 구조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게다가 산은의 주장대로라면 금호타이어 노조 측에서 구두합의를 깨고 타이어뱅크를 거론한 것으로 타이어뱅크가 실현가능한 인수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면 시간벌기용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7일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