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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전 금감원장, 하나은행 채용비리 확인…김정태·함영주도 정황 드러나
금감원, 하나은행 32건 채용비리 추가 확인 후 검찰 통보
입력 : 2018-04-02 오전 10:38:58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감독원이 2013년 하나은행 채용과정에서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연루된 채용비리 정황을 공식 확인했다.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채용비리 정황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같은 내용을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넘겼다.
 
금감원은 2일 최흥식 전 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실시한 특별검사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신입행원 최종합격자 229명 중 추천 등에 따른 특혜 합격자는 32명으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추천에 따른 특혜채용은 16건이었다. 이들은 서류전형부터 추천내용 항목에 '최종합격'으로 표기돼 있었으며 실제로 최종합격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3년 하나은행 채용 당시 추천자 명단에서는 당시 하나은행장, 하나은행 부행장,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 청와대 감사관, 국회 정무실, 하나금융지주 인사전략팀장 등의 이름이 나왔다.
 
논란이 됐던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는 '최흥식 부사장 추천'으로 표기됐으며, 서류전형 점수(418점)가 합격 기준(419점)에 미달했는데도 서류전형을 통과한 뒤 최종 합격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으로 추정할 만한 추천 메모도 있었다. 추천자에 “김○○(회)”로 기재된 것도 발견된 것. 금감원은 김○○은 2013년 당시 하나금융의 인사전략팀장으로 '(회)'는 당시 하나금융 회장인 김정태 회장으로 추정했다.
 
특별검사단장인 최성일 부원장보는 브리핑에서 "김정태 회장으로 추정은 되지만 김 회장으로 특정할 만한 건은 아직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개입했다고 특정할 증거나 증언은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또한 '함□□대표님(◇◇시장비서실장 ▽▽▽)'으로 표기된 지원자도 있었다. 검사 결과 함□□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였던 함영주 행장이다. 추천자가 '짱'으로 표시된 지원자(6명)도 있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짱”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장인 김종준 행장을 지칭한다고 밝혔다.
 
추천내용에 '감독원'으로 표기된 지원자도 2명 있었다. 이들은 서류 및 실무 면접에서 특혜를 받아 통과했으나 최종적으론 불합격 처리됐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금감원은 전달자들이 이미 퇴사한 상태에서 검사단에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함에 따라 추천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감사관 조카'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서류전형 점수가 합격 기준에 많이 미달했는데도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뿐만 아니라 최종 임원 면접에서 점수를 임의로 조작해 최종 합격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국회 정무실'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실무면접이 합격 기준 미달인데도 합숙 면접을 보고 최종 합격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남녀 채용인원을 사전에 아예 다르게 책정하는 등 서류전형 단계부터 남녀 차등 채용을 했다고 밝혔다.
 
최성일 부원장보는 "채용비리 정황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에 대해 확보한 증거 자료를 검찰에 수사참고 자료로 제공했다"며 "엄정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수사 결과 위법이 확인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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