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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잇단 파문에 금융개혁 제동 걸리나
최흥식 '채용비리' 이어 김기식 '외유성 출장' 시비
입력 : 2018-04-10 오후 4:23:05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피감기관 외유성 출장' 논란을 빚으면서 취임 일주일만에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취임한 금감원장이 연이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자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과 채용비리 조사, 금융그룹 통합감독 등 금융개혁 관련 각종 현안들이 추진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기식 원장이 피감기관의 예산을 받아 떠난 일련의 해외출장 등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이나 금융업계가 뒤숭숭하다.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금감원이다. 하나은행 채용 비리에 발목이 잡혀 자리에서 물러난 최흥식 전 원장의 후임으로 선임된 김기식 원장까지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자, 금감원으로서는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실세 원장'으로 불리는 김 원장의 취임으로 금감원의 신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반년만에 금감원장이 바뀌면서 내부 조직을 추스리고, 새로운 감독·검사 계획을 짜야하는데 아직까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감원의 신뢰 회복과 더불어 금융당국이 추진해 나가야 할 금융개혁 과제에 있어서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은행권에서 2금융권으로 확대된 금감원의 금융권 채용비리 검사는 검사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다.
 
전임 금감원장의 채용비리 의혹 등을 검사하기 위한 하나은행 특별검사단의 검사일정이 끝난 가운데, 같은 채용비리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에서 임직원 자녀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가 연장되는 형국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 검사반이 전임 금감원장의 채용비리 의혹 외에도 성차별, 친인척 채용 등 모든 사안을 검사하면서 방향성을 잃었다"며 "다른 은행들로 검사가 확대되고 있어 타 금융권 채용비리는 검사 일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의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는다는 내용의 '금융소비자 보호법' 제정 역시 추진동력을 잃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금감원장이 금융위원회와 국회 정무위원회위를 오가며 협의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김 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금융사의 불건전한 영업행위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 사례가 빈발하고,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약탈적 대출'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상당한 무게를 실은 바 있다. 
 
그러나 외유성 출장 의혹이 터지면서 김 원장의 영이 서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당장 이번주 예정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김 원장의 해외출장 의혹에 대한 강도높은 질타가 예고된 상태다. 취임 후 첫 국회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취지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야당을 중심으로 김 원장의 도덕성 논란은 더욱 확산될 여지가 크다"며 "공방이 계속될수록 감독원의 신뢰 회복은 물론 금융개혁 작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이 국회 정무위원 시절이던 지난 2015년 피감기관인 우리은행의 돈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제기된 바 있다. 김 원장은 "외유성이나 로비성이 아닌 공적인 성격이었다"면서 여성 인턴비서 동행 논란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원장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외출장에 대한 적정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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