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STX조선해양 노사가 데드라인 하루를 넘겨 채권단에 노사확약서와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중이었던 채권단은 제출된 자구계획안의 적절성 검토에 들어갔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10일 "STX조선해양이 오후 5시55분 노사확약서와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라며 "단,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현재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 노사는 데드라인이었던 지난 9일부터 자구계획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STX조선해양은 자구계획안 중 인건비 부분에 대한 상호합의에 근접했다며, 10일 오전까지 조합 내부절차에 따라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사 합의는 오전 내내 지연됐고 결국 계획한 것 보다 6시간 뒤인 오후 6시가 다돼서야 뒤늦게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를 산은 측에 제출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예고했던대로 10일 자구계획안이 제출되지 않음에 따라 원칙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 준비에 들어갔었지만, STX조선해양이 뒤늦게 제출함에 따라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
산은은 지난 8일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STX조선해양에 요구했던 ▲독자 생존을 위한 고강도 자구 계획 실행 ▲LNG, LPG 수주 확대 등 사업재편 등이 포함될 경우 자구계획안을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서 STX조선해양은 고정비 40%를 감축하는 방안을 자구계획안에 포함해야 하는데, 이는 3월 기준 695명의 생산직 직원을 200명 안팎으로 줄여야 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사측이 진행한 희망퇴직 및 이직 신청에서 희망퇴직 104명, 협력업체 이직 40명 등 총144명 신청에 그치는 등 인력감축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STX조선해양이 제출한 자구계획안 검토까지는 여러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 등 채권단의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정부부처가 얽혀있고 사안이 중대한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정부 내에서도 3개 부처가 관련돼 있는 만큼, 제출된 자구계획안을 검토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또 사안 자체가 하루이틀만에 결정을 내릴 만큼 단순하게 검토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검토는 내일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10일 "STX조선해양이 노사확약서와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