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오는 18일 산은과 GM간의 기본계약서(Framework Agreement)에 체결될 장기투자계획을 GM의 국내 철수를 막을 강력한 수단으로 꼽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1일 여의도 본점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일부에서 비토권을 10년만 확보해 이후를 우려하는 분들이 있는데, 비토권이나 지분유지 등 수동적인 수단보다 신규투자가 더 강력한 구속 수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GM이 구속력 있는 설비투자를 10년 동안 3조원 가까이 나눠서 국내에 투입하게 되면, 비토권이 만료되는 2027년 이후에도 설비를 활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비토권이 만료되는)2027년 마지막 해까지도 2000∼3000억원의 설비 투자가 들어가는 것은 그 이후에도 GM이 국내에 있겠다는 것"이라며 "GM이 투자 계약을 어기고 설비투자 안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소송의 근거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한국GM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에는 GM의 철수 방지책으로 지난해 10월 만료된 산은의 비토권 회복과 지분매각 제한과 함께, 이 회장이 강조한 설비투자 방안이 포함됐다.
이 회장은 GM의 경영악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분기별 임시주총을 열고 이행사항을 점검하는 등 투명성 강화를 위한 수단을 확보한 사실을 추가로 발표했다. 또 필요한 경우 1년에 한번 주주감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영업비밀 외 모든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회장은 일명 GM의 ‘먹튀’ 가능성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먹튀는 돈을 내지 않는 것인데 GM이 64억달러의 리스크를 걸고 뭘 먹고 튀겠냐"며 "GM이 철수하려면 국내에 있는 자산을 처분해야 하는데, 자산이 처분되면 우리도 투자한 7억5000만원을 회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손실을 7억5000만원 보면 GM은 36억달러 손실을 보게 돼 GM이 우리보다 더 위협을 무릎쓰는 것인데 먹튀라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GM의 경영난이 지속될 경우 추가자금 요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 회장은 "(GM으로부터) 28억달러까지 추가로 돈이 들이는 것은 약속됐지만 그 이상 돈이 필요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을 때를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최악의 상황까지 무한 보증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