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안이 결국 '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MG손해보험은 증자 등 자본확충안이 담긴 경영개선 이행계획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지만, 정작 대주주의 증자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MG손해보험은 2개월 안에 이행계획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회는 임시회의를 열고 MG손해보험이 제출한 경영개선 이행계획서에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계획서의 이행 가능성이나 구체성 등이 담보되기 어려운 계획이라는 판단에서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1분기 이후 RBC비율이 80%대로 떨어지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이에 MG손해보험은 유상증자 계획 등을 당국에 제출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으나, 증자 작업이 지연되면서 결국 한 단계 격상된 경영개선 '요구' 조치를 받았다.
이번 금융위의 '불승인'으로 MG손해보험은 2개월 안에 다시 이행계획서를 내야 한다. MG손해보험이 이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또 불승인을 받을 경우 금융당국은 마지막 단계인 '명령'조치를 내리게 된다. 이 단계에선 주식소각, 영업정지, 임원 업무정지 등 사실상 파산 절차에 가까운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한다. 해당 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전부 줄 수 없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통상 금융당국은 RBC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지면 위험 수준으로 파악해 자본확충을 유도하고, 100% 미만일 경우 경영개선을 요구한다.
문제는 대주주인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의 증자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행계획서에는 증자 계획이 담겼지만, 이는 회사의 의견일 뿐 대주주의 적극적인 의지와 계획은 담기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자베즈파트너스의 지분 94%를 소유한 사실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해보험에 대한 자본 투입을 결정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MG손해보험에 대한 대주주의 매각 의중도 불명확하다. MG손해보험 노조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지분을 팔던지, 증자를 하든지 둘 중의 하나는 해야한다"며 "매각에 대한 입장도, 증자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MG손해보험은 금융위에 제출한 이행계획서와는 별개로 RBC비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RBC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MG손보는2017년 51억원 흑자를 낸데 이어 2018년에는 잠정 12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은 105%까지 올라왔다.
다만 오히려 RBC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대주주의 증자를 유도하기가 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자구적으로 RBC비율을 개선하고 있는 만큼 대주주의 무관심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MG손해보험 노조 입장에서도 RBC비율이 당국의 기준치보다 더 아래로 떨어지면 대주주에 증자를 강하게 요구할 수 있지만, 당장은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RBC비율 상승에도 금융당국은 MG손해보험이 지속적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새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등에 따라 충분한 자본이 요구되는 탓이다.
MG손해보험 관계자는 "RBC비율은 지난해 흑자를 내면서 105%까지 회복했다"며 "증자문제는 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에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MG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MG손해보험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