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지난해 국내 펀드시장은 주식을 대신해 실물펀드로 자금이 적극적으로 유입되면서, 외형성장이 지속된 걸로 나타났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실물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수탁고가 증가하면서 전체펀드 순자산(NAV)이 1년 전보다 37조4000억원 늘어난 54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증시불안 속에서도 펀드 순자산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양적으로는 성장했다.
그러나 주식형펀드는 국내외 증시불안으로 수익률이 부진하자, 자금이탈이 심했다.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2조7000억원 줄면서 79조9000억원에 머물렀다. 동시에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대기성 자금이 줄었다. MMF 순자산 역시 7조7000억원 감소해 9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카타르 국립은행 ABCP 이슈와 연말 자금 수요가 맞물린 것이 MMF 자금이탈을 부추겼다.
채권시장의 강세로 채권형펀드 순자산은 7조4000억원 늘며 10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펀드 등이 활황을 보이며 실물펀드로도 자금이 몰렸다. 대체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실물펀드 순자산은 전년말 대비 28조7000억원 늘어난 14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불안에서 탈피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인 부동산, 특별자산(SOC, 선박 등) 등 대체투자가 활발해진 것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펀드 비중은 52.7%까지 높아져 국내 부동산펀드 비중을 앞섰다.
사모펀드가 공모펀드를 앞서는 역전세도 심화됐다. 사모시장의 경우 지난 2015년 10월 사모펀드 제도개편 이후 자금유입이 증가하면서 펀드시장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끄는 추세다. 지난해 공모펀드 순자산은 전년보다 3조9000억원 줄어든 213조6000억원이었지만, 사모펀드는 41조3000억원 늘어난 33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사모펀드가 공모펀드 규모를 처음 추월한 이후 그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특히 부동산, 특별자산 등 부동산·실물펀드를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다. 사모펀드에서 부동산 비중은 22.6%로 공모펀드(1.1%)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별자산 비중 역시 20.4%로 공모(1.2%)와 큰 차이를 보인다. 반면, 공모펀드의 경우 주식(30.2%) 비중이 사모(4.6%)에 비해 월등히 높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