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직장인 황성민씨(가명)은 지난 주말 인천국제공항에서 베트남 다낭으로 가는 제주항공 항공편을 이용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기내서 제공하는 지도에서 한반도 왼쪽에는 황해(Yellow Sea), 일본 북부와 러시아 가장자리에 있는 오호츠크 해(Sea of Okhotsk)는 제대로 명시돼 있었지만 정작 '동해(East Sea)' 표기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제공하는 지도에 '동해' 표기 자체가 빠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이 주장하는 일본해(Sea of Japan) 표기도 되어 있지 않았다.
7일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여객기 내 와이파이(Wi-Fi)를 이용해 볼 수 있는 지도에는 '동해' 표기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해와 오호츠크해가 제대로 표기된 것과는 대비된다.
제주항공이 기내 와이파이를 통해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에서 '동해'(East Sea) 표기(가운데 사진)가 빠져있다. 사진/독자제공
제주항공은 좌석별로 개인용 모니터가 없는 대신, 지난해 8월부터 일부 항공편에 한해 기내 와이파이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지도, 게임 등 여러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자체 지도 제작 과정에서의 착오가 아닌, 영국 업체에서 만든 지도를 그대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기내 지도에 '동해' 표기가 없는 것은 맞다"며 "지도 제작 업체는 영국업체로 다른 항공사들도 이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국 본사에 추가 확인 절차를 밟겠다"며 "동해 표기를 요청할 지 여부는 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국내외 항공사들은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두고 논란을 빚어왔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경우 새롭게 도입한 보잉 B787-9 항공기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현재 여객기에서 제공하는 지도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곳은 중국 에어차이나,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핀란드 핀에어, 폴란드 LOT, 노르웨이 항공 등이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적고 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