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주요 중저가 라인업에 다시금 삼성페이를 탑재한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모델에 혁신 기능을 우선 탑재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싣는 가운데 삼성페이도 판매량을 끌어올릴 요소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간담회 직후 “중저가 제품에서 삼성페이가 빠지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향후 중저가 상위 라인업에 삼성페이를 다시 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제 무선사업부 서비스사업실장(부사장)도 “올해 갤럭시 A7과 A9 등에 삼성페이가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근거리무선총신(NFC) 결제뿐만 아니라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까지 지원 가능한 삼성페이를 출시했다. 신용카드 결제기(POS)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큰 강점이었다. NFC만 지원해 별도의 결제단말기가 필요한 애플페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생태계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2017년까지는 갤럭시A 시리즈뿐만 아니라 30만원대 J시리즈, 기어S3 등 스마트워치 제품까지 지원했다.
후면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된 갤럭시A9. 삼성페이는 미지원됐다.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중저가 제품에 삼성페이 탑재가 확 줄었다. 중저가폰인 갤럭시A8 2018년형을 제외하고는 넣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MST 모듈이 들어가 있지 않아 NFC를 통한 티머니 교통카드 등의 결제만 가능해졌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비용절감 차원에서 중저가 모델에 삼성페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업계 분석이 나왔다. 후면 트리플 카메라, 카메라 홀을 제외한 인티니트 O 디스플레이 등을 우선 적용하는 대신 MST 모듈을 제외해 가격을 떨어트렸다는 것이다. 삼성페이 사용자를 일정 규모 확보한 상황에서 중저가폰과 플래그십폰 사이에 사양 차이를 둬 플래그십폰 판매를 촉진시키고자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저가폰의 주요 고객은 중장년층이나 청소년층인데 이들은 모바일 결제에는 익숙하지 않은 고객층”이라며 “주요 고객층에서 사용률이 떨어지는 삼성페이 칩을 빼고 카메라 기능을 더해 제품 만족도를 높이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페이 MST 결제 미지원에 대한 사용자의 민원이 많아지면서 삼성전자는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연간 출하량이 5년 만에 3억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해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의 일환인 것으로도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가 갤럭시 사용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봤다. 고 사장은 “한국 소비자중에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 물어보니 거의 60%가량이 삼성페이 때문이라고 답했다”면서 “추가적인 부담은 없으면서 고객들이 갤럭시에 머무르게 할 수 있는 강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