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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 대한항공 "대한민국 알리고 자긍심 높였다"
조원태 사장 "국민의 신뢰와 성원이 대한항공의 뿌리"
입력 : 2019-03-04 오후 1:57: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은 태극마크를 단 항공기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한민국을 알리고 국격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자평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3월4일 창립 50주년 기념사를 통해 "대한항공의 뿌리는 대한민국,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이라며 "지난 반세기 대한항공을 '우리의 날개'라 부르며 국가의 긍지와 기쁨으로 여긴 국민들의 성원과 신뢰가 지금의 대한항공의 뿌리였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KAL 타고 왔수다"… 동포들에게 대한민국 추억케 한 감동의 메신저
 
"대한민국 만세~!" 1972년 4월19일  태극 마크가 선명한 대한항공 B707 여객기가 하와이 공항에 바퀴를 내리자,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교민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공항은 몇 시간 전부터 태극기를 손에 들고 이 비행기 도착을 기다리는 한국인 동포들로 가득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태평양을 건넌 대한항공 여객기가 하와이 공항에 도착했을 당시의 모습이다.
 
1972년 4월19일 대한항공 B707 여객기 로스앤젤레스 첫 취항. 사진/대한항공
 
해외 교류가 드물었던 1970년대 태극마크가 그려진 국적기는 국력의 상징이었다. 한편으로는 해외 동포들에게 조국을 느끼게 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당시 일제 치하에 나라를 이곳 저곳을 떠돌다 이역만리 떨어진 하와이에 살고 있던 동포에게 태평양을 건너온 대한항공은 고향에서 온 반가운 친구나 다름없었다. 당시 교민들 사이에서는 "KAL 타고 왔수다" 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였다.
 
지난 70년대 5대양 6대주로 뻗어나가며 'KOREA'의 이름을 알렸던 대한항공은 대한민국의 신장된 국력을 해외 만방에 과시하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수행했다. 
 
대한민국 긍지, 세계에 높이기 위해 노력
 
지난 1969년 대한항공이 회사의 이익보다는 국익과 공익을 생각해 탄생했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에게 "국적기는 하늘을 나는 영토 1번지이며, 국적기가 날고 있는 곳은 그 나라의 국력이 뻗치는 곳"이라며 대한항공공사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조 창업주는 공기업 인수를 반대하는 임원들에게 "대한항공공사 인수는 국익과 공익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소명"임을 강조하여 공사 인수를 밀어붙였다.
 
1969년 3월6일 김포공항에서 거행된 대한항공공사 인수식.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1969년 회사를 설립하던 그 해 서울~사이공 노선을 개설했다. 이는 베트남전에서 싸우고 있는 우리 군인들과 기술자들을 국적기가 실어 날라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당시 조중훈 회장은 "우리 군인들이 우리의 국력을 과시하며 싸우다 본국으로 돌아올 때 외국 항공기를 이용한다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며 사이공 노선 개설을 추진했다.
 
대한항공이 지난 1975년 개설한 바레인 노선은 사막의 땅에서 피땀을 흘리며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외화를 벌었던 우리나라 노동자들에게 고향의 소식을 실어 나르는 전령사였다. 아울러 지난 1979년 개설한 뉴욕 노선은 미국 동부 지역의 교민들에게 고향으로 한숨에 달려갈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조중훈 회장은 1979년 뉴욕 취항 기념식에서 "우리의 국적기가 뉴욕까지 운항하게 된 것은 한국민의 긍지를 전세계에 드높인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88 서울올림픽 통해 세계 무대로 비상... 평창동계올림픽에도 힘보태
 
1988년 8월27일 '88울올림픽 성화봉송'에  대한항공 DC-10 특별기가 아테네에서 성화를 싣고 제주에 안착했다. 사진/대한항공
 
지난 1985년 서울올림픽 공식 항공사로 지정된 대한항공은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는데 기여했다. '올림픽 공식 항공사'가 된 대한항공은 항공기 태극마크에 올림픽 휘장을 달고 운항을 시작하면서 올림픽을 치르게 될 대한민국을 세계 곳곳에 알렸다.
 
1988년 8월에는 대한항공 특별기 KE1988편을 이용해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채취한 성화를 수송했다. 그해 대한항공은 헝가리 선수단을 수송하기 위해 부다페스트를 운항함으로써 역사적인 동구권 교류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또한 1988년에 서울~런던, 서울~밴쿠버~토론토 여객노선을 추가했다.
 
1989년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뤄짐에 따라 서울~도쿄~로스앤젤레스(LA), 서울~삿포로, 서울~싱가포르~자카르타, 서울~사이판~괌, 서울~마닐라(이상 89년) 등 노선이 연이어 개설됐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공산권 국가인 1990년 3월 서울~모스크바, 1994년 12월 서울~베이징 노선을 잇따라 개설했다. 
 
2000년 6월23일 대한항공은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4개사가 참여해 스카이팀을 창설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 항공사'로서 축구선수가 축구공을 오버헤드 킥으로 차는 역동적인 장면을 항공기에 래핑했다. 이 래핑 항공기는 전 세계의 하늘을 누비며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를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월드컵 홍보 그래픽 도안을 그려 넣은 공항 리무진 버스를 20여대를 운영, 하늘과 육지에서 월드컵 홍보 첨병 역할도 수행했다.
 
대한항공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개최에도 큰 힘을 보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09년 9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사내 정예 임직원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추진 사무국'을 구성해 올림픽 유치활동에 큰 힘을 보태도록 했다. 이를 토대로 대한항공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서부터 준비, 그리고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대한항공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국내 후원사 중 최고 등급인 공식 파트너(Tier1)로 후원 금액이 500억원 이상이었다. 대한항공은 특히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이점을 살려 항공권 후원, 물품 수송 등을 지원하며 평창동계올림픽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인력들도 상당수 한진그룹 직원들이었다.
 
조 회장은 이밖에 김포~양양 간 내항기를 운영해 올림픽 패밀리들을 위한 교통 편의도 제공했고, 평창동계올림픽,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약 50여명의 한진그룹 직원들을 남겨 업무를 수행하며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힘썼다.
 
전 세계 재난 지역에 대한항공발 구호품... 글로벌 환경 개선에도 동참
 
대한항공은 국내를 비롯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각종 재난에 특별 화물기 등을 통해 신속히 구호 물자를 수송하고 있다. 인적, 물적 지원 등 이재민 돕기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쓰나미 이재민, 라오스 댐 사고 이재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 구호품을 수송했으며, 2017년에는 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 페루 홍수 이재민들을 위해 구호품을 지원하고 수송한 바 있다.
 
또 대한항공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몽골 바가노르구 인근 사막에서 지난 2004년부터 나무를 심는 사업을 조성하는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지난 2007년부터 중국 쿠부치 사막에 '대한항공 녹색 생태원'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황사를 줄이는 한편 한·중 양국 간 우호증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송도 신도시 친환경 도시 개발 참여,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지원,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도입 등을 통한 환경보존 정책 추진 등 글로벌 환경 개선 노력은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해외 박물관에 한국어 지원 등 '문화 전도사' 역할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한국에 대한 자긍심과 국가관에 따라 한국의 문화를 전세계에 실어 나르는 '문화 후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8년 2월13일 대한항공은 루브르 박물관 내 작품 해설을 위한 개인휴대용단말기(PDA) 시스템 도입과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후원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2월부터 세계 최고의 박물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러시아 에르미타쥬 박물관에는 2009년 6월부터, 영국 대영박물관은 2009년 12월부터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은 2015년 9월부터 한국어 안내서비스를 시작했다.
 
조 회장은  2008년 2월 루브르 박물관에서 "우리 국민들도 루브르에서 한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세계 문화유산을 깊이 있게 이해하면서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5년 9월 오르세 박물관에서는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우리 언어를 통해 오르세 미술관의 명작들에 대한 풍성한 감동과 아름다움을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항공은 2008년 5월 문화체육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했다. 한국어 국위를 선양한 내용으로 기업이 정부에게서 감사패를 받은 것은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공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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