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와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 통합과세를 골자로 한 과세체계 개편을 공식화했다.
5일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자본시장특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최운열 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은 "현행 과세체계는 소득파악이 어려웠던 1970년대 재산과세의 일환으로 증권거래세를 도입한 후 새로운 금융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개별 과세체계를 덧붙이며 형성된 것"이라며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도 조세형평성과 국제적 정합성에 부합하는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운열 자본시장특위 위원장(사진)은 5일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안'을 발표하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개편안의 핵심은 증권거래세를 순차적으로 낮춰 최종적으로 폐지하고 주식, 채권 등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통산해 과세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주식을 거래하면, 이익이나 손실 여부와 상관없이 0.3%의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미국, 일본, 독일은 거래세를 폐지했고, 중국 0.1%, 대만 0.15%, 싱가포르 0.2% 등 아시아 주요국가 역시 우리나라에 비해선 낮은 거래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300년간 주식거래에 인지세를 부과한 영국은 최근 중소·성장기업을 거래할 땐 이를 면제키로 했다.
아울러 자본시장특위는 복잡하고 일관성 없는 금융상품 과세체계도 개편하기로 했다.
주식, 펀드, 파생상품, 파생결합증권 등 서로 다른 금융투자상품간 손익은 통산하고, 손실은 이월공제를 허용해 전체 순이익에 대해 통합 과세하는 방향이다. 손실이월공제가 이뤄진다면 올해 전체 투자금액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2020년으로 이월되는 식이다.
일본은 주식, 채권, 펀드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양도금액에 대해 포괄적 손익통산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전체 양도손익을 통산한 후에 이자·배당 등과도 합해 연간 3000달러까지 손익통산을 허용한다.
펀드의 경우 상품 특성상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펀드간 손익통산이나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여러 펀드에 투자했을 때 실제 소득에 비해 과하게 과세되거나 손실에도 과세되는 문제가 생겼다. 또 장기간 투자한 펀드 소득에 대해서는 누진과세를 폐지하고, 저율로 과세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자본시장특위는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의 국정과제 5대 특별위원회의 하나로 출범했다. 이번에 특위에서 마련한 개편 방안은 향후 당내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선 TF'에서 논의를 거쳐, 당정 협의를 통해 입법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