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김승연 한화 회장의 ‘최측근’ 금춘수 한화 부회장이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경영 일선 복귀가 어려운 김승연 회장 대신해 그룹사 전반의 살림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제6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금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한화는 옥경석 화약·방산부문 대표, 김연철 기계부문 대표, 이민석 무역부문 대표 3인 각자 대표 체제에서 금 부회장이 맡는 지원부문을 추가해 4개 부문 체제로 바뀌게 됐다.
27일 (주)한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금춘수 부회장. 사진/뉴시스
금 부회장은 김 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골든벨상사(현 한화 무역부문)에 입사해 40여년째 한화에 몸담고 있다. 2006년 한화 초대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그룹의 경영 기획은 물론 인사, 재무, 커뮤니케이션, 대관, 법무 업무 등을 총괄했다. 삼성그룹과의 방산·화학 빅딜,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등 굵직한 인수합병(M&A)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경영기획실 해체 이후에는 ㈜한화의 지원부문 대표에 내정된 뒤 관련 업무를 후방에서 지원해왔다.
한화의 2인자로 평가되는 금 부회장은 향후 김 회장을 대신해 전반적인 그룹 현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금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출범시킨데 이어 8월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S&C 합병, 10월에는 한화지상방산과 한화디펜스의 합병을 결정하며 지배구조를 단순화해왔다. 방산 및 태양광ㆍ화학, 한화생명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 호텔 및 서비스로의 지배구조 개편해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중심의 승계 작업까지 마무리한다는 수순이다.
김 회장은 그룹으로 복귀할 것이란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후방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 ㈜한화의 대표를 맡아왔지만 지난 2014년 배임 혐의로 집행유예가 확정된 이후 대표직에서 물러나 그룹 회장직과 대주주 지위만 유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금 부회장을 내세워 전면에 나서지 않고도 그룹 경영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 의장으로 나선 옥경석 대표이사는 방산사업은 혁신적 디펜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뢰받는 글로벌 파트너, 기계부문은 글로벌 스마트 자동화 솔루션과 서비스 공급회사, 무역부문은 식자재 관련 사업 및 선진 유통업체 발굴을 통한 글로벌 종합상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날 ㈜한화는 이민석 무역부문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남일호 전 김포대 총장, 정홍용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회장, 박준선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