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의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투자은행(IB) 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다른 업권과의 협업 강화 등 사실상 증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문에 걸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금융당국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KB증권은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비롯해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만 할 수 있는데, 증권사에게는 운용수익을 넘어 다양한 기업과의 접점을 늘려 다른 사업을 위한 기반을 확장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런 점을 고려해 증자로 현재 3조3000억원인 자기자본을 연내에 4조원으로 늘리고 초대형 IB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수익 기반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KEB하나은행, SK텔레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지난달 하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위탁매매 수수료 등에 치중된 수익구조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식 때문이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력이 있던 리테일 부문에서의 추가 성장과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고 과거보다 실적이 증시에 영향을 더 받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규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2분기 이내에 초고액자산가(VVIP)를 전담하는 자산관리(WM) 센터를 열기로 하는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WM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IB 부문이 확실히 자리를 잡으면서 수익원을 더 늘리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협업도 확대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달부터 케이뱅크와 함께 동시 계좌개설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하순부터 카카오뱅크와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달 초 발표된 부동산신탁회사 신규 인가에는 10개에 가까운 증권사가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수익 다각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올해는 호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전 사업부문에 걸쳐 수익 확대와 신규사업 진출 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