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첫 5G 스마트폰의 두 번째 공략지로 미국을 선택했다. 애플의 ‘5G폰 공백기’를 틈타 북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18일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을 통해 갤럭시S10 5G 사전예약에 돌입하고 다음달 16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도 다음달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를 통해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를 출시하기로 했다.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출시와 비슷한 시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위)와 LG전자 V50 씽큐. 사진/각 사
양사 5G 스마트폰은 당분간 미국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5G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는 버라이즌을 통해 지난 4일 미국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첫 5G폰인 모토 모드를 선보였다. 다만 이 제품은 LTE 스마트폰 모토Z3에 5G 통신용 모뎀을 번들로 끼워야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5G 스마트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시장 1위인 애플은 5G 스마트폰 출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빨라도 2020년, 늦으면 2021년에야 5G 통신이 가능한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애플의 발목을 잡은 것은 퀄컴과의 법적 분쟁이다. 퀄컴은 5G 모뎀칩의 최대 공급 업체다. 양사는 수년간에 걸쳐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고 이 과정에서 애플은 아이폰에 내장하는 모뎀칩 공급을 인텔로 모두 전환했다. 하지만 인텔은 늦으면 내년까지 5G 관련 칩을 공급하기 어렵다는 것이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밖에 중국 화웨이, 샤오미 정도가 안정적으로 5G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꼽히지만 화웨이, 샤오미 스마트폰은 미국에 정식 출시된 전례가 없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할 보기 드문 기회를 잡았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스마트폰 시장 작년 점유율은 애플이 38.0%로 1위였고 삼성전자(26.5%), LG전자(15.9%) 순이다. 양사는 첫 시험대인 한국에서의 5G 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5일 국내 시장에 갤럭시S10 5G를 선보였고 LG전자는 오는 19일에 한국 시장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갤럭시S10 5G는 출시된 지 5일 만에 약 10만명의 고객을 끌어 모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5G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고 삼성전자의 5G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땅은 한국보다 넓어 5G의 원할한 이용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1년이라는 격차는 한국 업체들이 충분히 애플 점유율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