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한진칼우(018068)선주가 투자경고 대상에 지정되고도 4거래일째 상한가로 치솟으며, 과열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 한진그룹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한진칼 우선주는 이날도 상한가(4만7150원)로 치솟았다. 오늘까지 4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서 지난 5일에만 해도 1만6000원 선이던 종가는 5만원을 넘보는 상황이다.
한진칼 제6기 정기 주주총회의에 참석한 주주들이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관련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날 한국거래소는 주가급등을 이유로 한진칼우선주를 투자경고종목에 지정했다. 이후 2거래일 간 40% 이상 오르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정 이튿날에 30% 급등한 것이다. 거래소는 아울러
대한항공우(003495)선주에 대해서도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한 상태.이 역시 이틀째 상한가로 마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축소되고, 이 경우 2대주주인 KCGI와의 지분율 격차가 감소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가 급등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조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변동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양 연구원은 "상속세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진칼이나 한진 계열사들이 배당을 늘리기 위해 부동산 등을 매각할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다.
한진그룹 우선주의 급등에는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이뤄질 잔여재산 배분에서 우선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우선주는 보통주식과 달리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보통주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액면가의 1% 정도 배당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시가총액 상위 50위권에 있는 우선주를 기준으로, 보통주 대비 가격은 평균 60% 수준이다. 한진칼의 경우 최근 연속 상한가를 통해 우선주가 보통주를 역전한 상태다.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주식수나 유통수량이 적은 만큼 뚜렷하지 않은 재료에도 주가가 급등락하며 자칫 투기자본에 휘둘리기도 쉽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한 연구원은 "우선주를 투자할 때 정량적으로 따져볼 수 있는 것은 보통주와의 괴리율과 배당률"이라며 "경영권 분쟁에 기댄 흐름이라면 오히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가 치솟는다는 게 합리적인 흐름은 아니다. 당장 내일 (주가가)꺾여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