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반도체 생산라인 근로자들의 백혈병 발병과 관련,
삼성전자(005930)가 추가 재조사를 실시하는 등 의혹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5일 기흥 반도체 공장에 기자들을 초청해 반도체 제조공정 설명회를 개최하고, 근무환경 의혹에 대한 회사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조수인 반도체사업부 메모리 담당 사장은 "동료 직원이 불의의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데 조의를 표한다'며 "반도체 근무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대응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과 온양공장에서는 현재까지 최소 8명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백혈병 또는 림프종으로 사망했다.
지난 3월31일에도 온양공장에서 근무했던 박지연씨가 백혈병으로 숨졌다.
조수인 사장은 반도체 제조공정 중 벤젠 성분이 검출됐다는 주장에 대해 "국내외 분석전문기관들에 재확인한 결과 벤젠성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며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아 건강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작업자가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방사선 설비 안전장치인 인터락을 해체한 채 작업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인터락을 임의로 해체하면 설비 가동이 자동적으로 멈추게 돼 인체에 방사선이 노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최초 사망자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언론에 공식입장을 밝힌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조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침묵을 지켰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의혹이 커질 것 같아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오늘 이자리가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 학술단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초 기흥에 개설한 삼성전자 건강연구소를 통해서는 화학물질,작업환경 등에 대한 연구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5라인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5라인은 백혈병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1~3라인과 가장 유사한 시설로, 현재 1,2라인은 테스트라인으로 변경됐으며 3라인은 LED 제조공정으로 전환된 상태다.
이에 대해 백혈병 진상규명 단체인 '반올림'은 "이번에 공개한 5라인은 이미 대대적인 변경을 통해 최신 자동화 설비가 도입됐기 때문에 작업환경 유해논란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없다"며 "이번 공개에 피해유가족이 추천한 전문가를 입회시키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동부에 대해서는 지난해 반도체 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일제조사 결과를 모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뉴스토마토 손정협 기자 sjh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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