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시작된 불매운동이 J패션·뷰티로까지 번지고 있다.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 브랜드를 운영하는 국내 업체들에게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한 시민이 일본 제품 불매 동참을 호소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8일 업계에 따르면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보이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서 불매운동이 촉발돼 J패션과 뷰티로 확산 중이다.
최근 패션 및 뷰티 관련 커뮤니티와 SNS에선 유니클로 등의 일본 브랜드 제품 대신 국내 제품으로 대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삽시간에 퍼지고 있다. 더욱이 아베 일본 총리가 한국의 수출 제재와 북한과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발언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불매운동의 열기는 점차 고조되는 추세다.
이처럼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 및 뷰티 업체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등 일본 업체와 합작 법인을 통해 집객력을 확보해온 롯데 등의 타격이 커질 전망이다. 유니클로는 롯데와 일본 패션업체인 '패스트리테일링'이 각 49%, 51%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법인 '에프알엘코리아'를 통해 사업을 전개 중이다. 현재 유니클로의 전체 국내 매장 수는 190개이며 이 중 롯데 계열 매장은 59개이다. 무인양품 역시 롯데상사 40%, 일본 양품계획 60% 지분 구조로 구성된 합작법인이다. 올해 4월 기준 34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15개 매장이 롯데계열 점포로 구성됐다. 앞서 이 두 매장은 백화점 등에서 모객 효과가 입증되면서 매년 유통업체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비롯한 임대료가 매년 증가해왔다.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반대로 모객 효과가 축소되면서 타격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불매운동에 나서자 일본 회사가 인수한 해외 브랜드까지 불매 대상에 오르고 있다. 일본 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이 인수한 미국 의류 브랜드 '띠어리', '산쿄 세이코 그룹'이 모기업이 된 영국 브랜드 '닥스' 등이 대표적이다.
화장품 업계에선 불매운동이 심화되면 한국 진출을 거쳐 중국으로 판매 시장을 넓히려는 J뷰티 업체들의 움직임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스쿠'와 '쓰리' 등의 J뷰티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 진출해 면세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다만 불매운동이 한계로 작용할 경우 일본의 한국 시장 확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매운동이 장기화 될지 아닐지 지금은 파악하긴 어렵지만 불매운동을 계기로 반한 감정이 고조가 되면 양국의 교류가 앞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결국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일본과 우리나라 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