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하반기 국내증시 향방이 안갯속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상방이 뚜렷하게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중심 경제, 높은 IT 의존도 등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특징들이 최근 대외환경에서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하반기 예상 밴드도 하단을 낮추는 분위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내수주, 경기방어주, 일부 신성장 산업에 대한 선별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권가, 코스피 하단 2000선 아래로 낮춰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의 하단을 2000포인트 아래로 보는 증권사 전망이 잇따른다. 한국투자증권(1900~2280), KB증권(1900~2320), 대신증권(1850~2150), 현대차증권(1950~2300) 등의 전망이 그렇다.
보수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은 2분기 기업실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우려과 함께 상반기 내내 증시를 억누른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본의 수출규제란 복병까지 더해졌다. 일본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소재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며 한일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태다.
일단 증시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력을 기준으로 보면, 연준 쪽 변수가 더 무겁다.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뉴욕증시는 물론 국내증시에 단비될 것이란 기대감이 강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증시가 상승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일본 수출규제는 실제 반도체 기업 이익에 대규모 타격을 주긴 어렵기 때문에 그보다는 연준 정책이 2000선 사수 혹은 붕괴의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7월 말(30~31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까지는 일단 파월의 의회증언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통화정책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지만, 글로벌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오히려 연초보다도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은 지난해 말 3.08%에서 6월말 2.88%로 하향조정됐고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의 정책 기대가 커진 데 반해 펀더멘털 환경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 "배당·경기방어주 선별 전략" 제안
주식투자자라면 코스피 하락을 감안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포트폴리오는 배당주, 저변동성 스타일로 천천히 이동하고 수출주 등 경기민감주는 비중을 축소하라"고 제안했다. 3분기는 내수주나 경기방어주, 4분기엔 경기방어주와 배당주를 담는 식이다.
중소형, 성장주의 상대적 약진을 기대하는 분석도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재개되면 중소형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대가 부각되기 시작해 지수 조정이 마무리되면 배당주와 더불어 중소형 성장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2000선을 지킬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맞춰 전통산업군 중 바텀아웃(bottom-out·바닥탈피) 초입인 종목 또는 글로벌 트렌드가 형성된 신산업 중에서 선별해 접근하라고 권했다. 관련주로는 현대모비스(자동차), 삼성중공업(조선), 한국금융지주(금융), 카카오(핀테크), LG화학(모빌리티학), 호텔신라(럭셔리) 등을 꼽았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