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글로벌 IT 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국은 물론 일본 업체들까지 한국 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만큼, 일본의 무역보복은 향후 글로벌 공급망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때문에 미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이번 사태에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왕해나 기잡니다.
<리포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 미국 폼페이오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일본의 무역제한 조치는 글로벌 공급 체계를 교란시킴으로써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 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한미일간 소통 강화를 부탁했습니다.
김현종 국가안보2차장도 미국 워싱턴 D.C.를 깜짝 방문해 미국 정부와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고 무역 제한 조치의 부당성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이 같이 우리 정부가 미국에 도움을 구한 것은 한일 갈등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방증합니다. 전 세계 부품업체와 세트업체의 공급체인이 엮여있는 만큼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일본으로부터 소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량이 줄어들면, 고객사인 미국 아마존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타격을 입게 됩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OLED 생산을 못하게 되면 애플 아이폰 생산에도 차질을 빚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 등 주요 대형 TV 업체 역시 LG디스플레이로부터 대형 OLED 패널을 공급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계 기업 임원은 매일같이 패널과 주요 부품 적기 공급 여부를 한국 기업에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 소재가 없으면 감산 수준이 아니라 아예 못 만들게 된다. 미국뿐만 아니라 소니 등 일본 전자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주로 생산하고 있는 품목이 메모리 반도체인데 그 중에서도 D램은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 70% 이상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큰 혼란이 생긴다.>
한편, 미국은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잘 파악하고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행정부와 함께 나서겠다는 뜻을 표명했습니다. 한일 갈등 수습을 위한 미국의 중재자 역할에 주목됩니다.
뉴스토마토 왕해납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