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에서의 부품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미국이나 일본 등의 전자제품 제조사도 피해를 볼 수 있어 세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D램, 50% 이상을 책임지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을 중단할 경우 세계 주요 전자제품 기업들도 완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된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업체들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부터 D램을 공급받고 있다. 애플 아이폰과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HP와 레노버의 컴퓨터,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의 TV 등에도 모두 한국산 반도체가 들어간다. 해외 제조업체 임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지를 거듭 문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위원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D램의 70%를 책임지고 있는데 생산이 중단될 경우 미국은 물론 일본 세트업체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3위 마이크론이 20%을 생산하고 있지만 한국산 반도체 감소분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로부터 D램을 공급받는 페이스북 데이터센터. 사진/AP뉴시스
일본의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증착장비 수출 중단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을 못하면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와 TV업체들도 연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애플은 모바일용 OLE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100% 공급받고 있고 중국 화웨이 등도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채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대형 OLED 공급업체다. LG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중국 콩카·하이센스·스카이워스는 물론 OLED TV를 생산하고 있는 일본 소니·파나소닉·도시바까지 제품 생산이 멈춘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TV 제조사의 상당수는 한국제(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줄면 일본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