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15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LG 총수 일가에 대한 항소심이 시작된다. 2심에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특수관계인 간 지분거래'인지 아니면 상대방과의 매매계약이었는지에 대한 양측의 법정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는 구 회장 등 LG총수 일가 14명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를 받고 있는 LG그룹 전현직 임원 2명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11월14일로 잡았다. 항소심에서는 1심때와 같이 이들 총수 일가가 주식을 서로 넘기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양도세를 포탈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구 회장 등 LG 총수 일가가 2007년부터 10년간 LG와 LG상사 주식 수천억원치를 장내 거래하면서 특수관계인이 아닌 상대방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거래를 위장해 150억원대 세금을 탈루했다고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특수관계인 간 지분거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세금을 계산할 때 20% 할증된 가격으로 주식가치가 책정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더 많이 내야 한다.
LG 총수 일가에 대한 조세포탈 관련 항소심 재판이 다음달 시작된다. 사진은 여의도 LG그룹 사옥. 사진/뉴시스
검찰은 이들이 지능적으로 양도세를 포탈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심은 LG 총수 일가와 전현직 임원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거래소시장에서 시가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점을 들어 특수인 간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시간간격을 두고 주식을 분산주문했기 때문에 부당이득을 취득할 목적으로 종목·물량·가격 등을 사전에 담합하는 통정거래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봤다. 검찰은 1심 판결이 난 지 4일만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LG 총수 일가에 대한 조세포탈 관련 항소심 재판이 다음달 시작된다. 사진은 여의도 LG그룹 사옥. 사진/뉴시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