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5촌 조카 조범동측 "'혐의 덧씌워졌다'는 정경심에 화난다"

"검찰이 수시기록 일부 공개 안해…의견 말하기 어려워"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 측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조씨의 혐의가 덧씌워졌다'는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25일 조씨의 첫 공판 후 기자들과 만나 정 교수 측의 이런 주장에 대해 "자신들의 죄가 없는데 남의 죄를 덮어썼다는 얘기에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정 교수 측과 싸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 반박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을 듯해서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사진은 조국 가족펀드'의 운용사인 코링크PE가 투자 한 기업인 자동차 부품회사 ㈜익성. 사진/뉴시스

 

정 교수 측은 지난 23일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70억원대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씨의 범죄 혐의가 정 교수에게 무리하게 덧씌워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정 교수가 조씨를 사기꾼으로 몰 거라고 예상했다"면서 "우리 편이 없는 상황에서 무슨 증거인멸을 하냐"고 토로했다. 또 "정씨 측과 연락이나 교감은 전혀 없다"며 "검찰 수사 전에 청문회 준비할 무렵에는 펀드 얘기가 나와 같이 준비했지만 그 이후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사진은 서울중앙지법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조씨 재판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조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조씨 측은 검찰의 수사 기록을 받지 못해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찰에서 수사 기록 중 일부에 대한 열람·등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관련자들의 책임 문제가 중요한데 검찰이 당사자들에 대한 기소 사건만 종결하려는 것인지 추가 기소하려는 것인지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 측에서 요청한 기록의 5분의 1을 제외하고는 열람·등사를 허용했다며 조씨 측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수사 진행 정도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최소화되는 시점에 단계적으로 열람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한 취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면 그것을 토대로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변호인 측은 다음 기일에 교부된 범위 내에서라도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조씨는 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자금을 횡령하는 등 총 72억원을 유용하고, 사채로 인수한 주식 지분 50억원을 자기자본으로 허위 공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실제 회사에 자금 유입이 없는 전환사채 150억원 발행을 정상 자금으로 가장해 주가 부양을 시도하고, 사무실과 주거지의 컴퓨터 파일 등 증거를 인멸하거나 은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사진은 조 전 장관이 출근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왕해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