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대표이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단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한규현)는 3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권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심리 결과 원심의 판단은 충분히 수긍이 가고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 오인, 법리 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원심을 인정했다.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대표. 사진/KTB투자증권
앞서 1심은 "최고경영자의 출장이 개인적 이익인지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고 회사경영과 무관한 것도 증명이 안 된다면 관련성이 다소 추상적이거나 구체적, 직접적인 연관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섣불리 개인적 목적이라 폄훼하면 안 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권 전 대표는 회사 업무와 무관한 미술관 관람 등 개인적인 일정에 회사 출장비를 사용해 6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투자권유자문인력이나 투자운용인력이 아닌 직원에게 각각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을 지시한 뒤 허위 주문을 하거나 선물거래를 관리·운용하게 한 혐의도 있다.
.jpg "이병철 현 KTB투자증권 대표. 사진/KTB투자증권")
이병철 현 KTB투자증권 대표. 사진/KTB투자증권
권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병철 현 KTB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이뤄진 탓에 일각에서는 한 쪽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권 전 대표는 이 대표와 2017~2018년 경영권 분쟁을 벌이다가 지난해 1월 권 전 대표가 보유한 1324만4956주를 이 대표에게 넘기고 물러났다. 권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사임한 이후인 지난해 9월 기소됐다.
1심이 "형벌권이 경영권 분쟁에서 일방의 편을 들거나 국가기관의 정치적 목적이 담긴 통제수단으로 남용되면 정경유착의 폐해가 우려된다"고 판단한 점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실었다.
KTB투자증권 사옥. 사진/KTB투자증권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