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세계 시장 위축과 지속적 생산 감소, 패러다임 전환 등으로 중대한 위기에 놓인 자동차산업의 생존력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 유연성 강화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향상하고 노동 유연성도 더 커져야 한다고 각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21일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발전전략'을 주제로 제8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당면한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핵심 정책 과제를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 자동차 생산공장의 모습.사진/뉴시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기조 발언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법인세율 인하는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투자 활성화와 고용 확대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면서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촉진한 것과 같은 감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은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근로기준법상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바꾸는 법안의 국회 통과와 비정규직 채용, 파견·대체 인력 활용도 제고를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며 "현재 1년인 노사 간 협상 주기도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처럼 3~4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술획득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하드웨어에 국한돼 있다며 최근 소재·부품·장비에 소프트웨어 접목이 확대되고 역할이 중요해지는 점을 고려해 지원대상에 포함하되 미래차·로봇 등을 제한적으로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과잉규제 원인 중 하나인 각 부처의 의원 청부 입법을 지양하기 위해 정부입법을 원칙화하고 이와 관련된 국무조정실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각종 규제 신설 시 제3의 공정한 기관에 의한 '산업·일자리 영향평가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도 규제 개선과 노동 환경 변화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조철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최근의 지속적인 생산 감소는 자동차산업 위기의 중요한 근거"라며 "비용구조와 경직된 노사관계, 각종 규제 등의 애로가 개선되면 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갖춘 연구개발 부문의 고용 확대와 가격대비 품질이 뛰어난 부품산업의 해외 마케팅 강화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김동배 인천대 교수는 "4차산업 혁명은 높은 유연성을 요구하지만 국내 자동차 산업은 매우 부족하다"며 "노사는 목표와 공유가치 통합, 정부는 파견·대체근로 허용 등 유연안정성을 촉진하고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향으로의 노동법제도 개편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철환 이노싱크컨설팅 전무는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기에 직면한 자동차산업에 대한 규제 관점의 변해야한다"며 "효과와 준수 비용 관점에서 규제의 필요성과 중복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