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의 올해 1월 판매가 국내외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크게 감소했다. 현대·기아차가 그나마 선방했지만 나머지 3개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절반 이상까지 판매가 줄었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자동차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2월 판매가 더 우려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의 올해 1월 판매량은 55만3558대로 전년 동기보다 6% 감소했다.
감소폭이 가장 컸던 곳은 직장폐쇄와 파업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르노삼성이다. 르노삼성의 1월 판매는 6233대로 지난해보다 54.5% 감소했다. 해외 판매는 8519대에서 1930대로 77.3%, 내수는 4303대로 16.8% 줄었다. 그나마 국내 시장에서 유일한 LPG SUV로 인기를 끌고 있는 QM6 LPe가 2600대가량 판매되면서 호조를 보인 게 위안이다.
한국지엠도 1월 판매량이 2만484대로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내수에서는 전년(5503대)과 비슷한 5110대가 팔렸지만 수출이 1만5383대로 반 이상 축소됐다. 쌍용차도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을 나타내면서 판매가 30%가량 줄어든 7653대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자동차 시장의 상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 작년에는 2월이던 설 연휴가 올해는 1월에 있었던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올해 1월 판매량이 30만4076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감소했다. 해외에서는 0.6% 증가한 25만6485대가 팔렸지만 국내에서는 4만7591대가 팔리면서 21.3%가 감소했다.
기아차는 유일하게 판매가 늘었다. 기아차의 1월 판매량은 21만51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국내는 2.5%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가 3.6% 증가한 영향이다.
해외 시장 최다 판매 모델로 이름을 올린 스포티지가 2만9996대 팔리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셀토스와 리오(프라이드)도 각각 2만5000대 이상, 1만9000대가량이 팔렸다.
완성차업체들은 최근 선보였거나 내놓을 신차와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 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등을 고려하면 당장 개선세를 나타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시장이 좋지 않은데 부품 수급 문제로 차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 이번 달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생산 중단이 최소화되고 신종 코로나 공포가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상황까지 번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