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 11일부터 약국별 공적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가 시작됐다. 베타버전이긴 하지만 △100개 이상 녹색 △100개 미만(30개~99개) 노란색 △30개 미만(29개~2개) 빨간색 △0~1개 없음 또는 판매전 회색 등 지도상 색상을 통해 약국별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날 오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는 줄 안 서고 마스크 사는 데 성공했다는 글부터, 가봤더니 앱 상 재고량이 실제와 달라 사지 못했다는 글 등 마스크 재고 알리미 앱 사용기가 다양하게 올라왔다. 아침부터 초록 아이콘이 뜬 약국을 향해 가고 싶었지만, 근무 중간중간 앱만 업데이트 해 볼 수밖에 없었다. 30분 단위로 살펴봤을 때 초록 아이콘이었던 곳들은 계속 유지되고 있었고, 간혹 노란 아이콘으로 바뀌어 있는 수준이었다. 아직 판매 전인 약국은 회색 아이콘을 유지했다.
오전 업무를 끝내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여의도역 근처 약국을 찾았다. 우선 공공마스크 조회서비스를 통해 재고량을 살폈다. 현재위치를 설정하자 약국이 위치한 장소가 뜨면서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등으로 재고 유무가 표시됐다. 약국마다 판매 시간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확실히 오전보다는 회색 아이콘이 많이 늘어났다. 이동하는 동안 마스크 재고에 변화가 있을까 걱정돼 발걸음을 재촉했다. 초록 아이콘이 뜬 곳부터 차례로 찾아가봤다.
(왼쪽부터)공공마스크 조회서비스, 마스크 알리미, 네이버 앱 등에서 마스크 재고 유무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앱 캡쳐
여의도역에서 몇블럭 걸어 한 약국에 들어갔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문을 열고 나오고 있었다. 약국에 들어가자 "오늘 마스크 품절입니다"라는 소리가 들렸다. 재고가 있어서 찾아왔다고 하자 "11시40분쯤 마스크가 입고됐는데, 주변 직장인들과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250장이 순식간에 팔렸다"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팔 때마다 재고 체크를 해야 하는데, 시스템이 느릴 뿐 아니라 손님 대응을 하느라 제때 입력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몇 마디 나누는 도중에도 마스크 재고를 문의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근처 노란 아이콘 상태인 약국을 찾아 들어갔지만, 오늘 마스크 판매는 끝났다는 답만 돌아왔다. 빈손으로 약국문을 나가는 사이에도 나처럼 마스크를 구매하러 온 아기엄마부터, 직장인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약국 역시 대기 손님이 계속된 상황에서 마스크 재고 유무까지 일일이 입력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웹이나 앱상 잔여량과 실제 판매량이 불일치해 헛걸음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앱이 원래 취지대로만 잘 활용된다면, 마스크 구매 편의를 충분히 높일 수 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약국을 찾아가는 것보다는 재고나 입고 시간 등을 확인하고 가면 불필요한 접촉도 줄일 수 있고, 여러 곳을 헤맬 필요도 없다. 정부는 재고현황 부정확성과 관련해 "대한약사회 의견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베타서비스 운영기간 동안 신속히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보화진흥원등 관계기관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가 안정화된다면 다양한 앱을 취향대로 이용할 수 있다. 굿닥 마스크스캐너 앱의 경우 공공마스크 재고 확인뿐 아니라 내 주변 확진자 동선 체크도 가능하다. 마스크알리미, 마스크사자 등의 앱 외에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공적 마스크 데이터를 open API 형식으로 제공해 개발사들이 관련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결과다. 추가적인 조치가 나와 다양한 앱을 통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 가능하길 기대해본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