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기댈 곳 중 하나가 노래입니다. 제가 기대고 있는 노래는 가락이 밝지만, 가사가 슬픈 곡인데요. 바로 SBS에서 방영했던 '짱구는 못말려' 한국판의 닫는 곡 '
말썽쟁이 짱구'입니다.
제가 이 곡을 듣는 이유는 미숙한 어른들의 습관적인 증오 때문입니다. 지난해 가을, 저는 미움에 눈멀어 한 사람의 인격을 집단 살해하는 기자 사회의 민낯을 보고 충격받았습니다. 인격 살인의 근거가 된 사실과 논리를 들어보니, 소문을 퍼뜨리거나 믿는 사람이 정말 기자가 맞는지 의심스럽더군요.
짱구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친구들. (사진=이범종 기자)
과거에 저지르지 않은 폭행의 가해자로 낙인찍힌 최홍만 선수, 최근엔 벼랑 끝에 몰린 채 세상을 떠난 김새론 배우를 보며 인간에 대한 회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제가 이런 역겨움을 견디지 못할 때, 짱구를 지켜보고 이해해 주는 천사를 떠올리곤 합니다. 아래 제목을 누르면 유튜브로 노래를 들을 수 있으니, 함께 불러볼까요.
이 세상의 어딘가는
우리 맘을 알아주는
예쁜 천사님의 사랑이 있을 거야
…(중략)…
저 하늘에 해님 달님
우리들을 지켜줘요
짱구의 장난을 용서를 해 주세요
…(후략)…
제 기억 속의 이 노래 가사는 '우리 맘을 알아주는'이 아닌 '짱구 맘을 알아주는' 이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저의 처지를 노래에 투영했기 때문인데요.
제 마음속에서 이 노래 가사는 '이 세상의 어딘가는/ 범종이를 알아주는/ 착한 천사님의 사랑이 있을 거야 …… 저 하늘에 해님 달님/ 범종이를 지켜줘요/ 범종의 실수를 용서를 해 주세요'로 반복 재생 중입니다.
이렇게 속으로 노래하다 보면 나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가 조금은 힘이 납니다. 누구나 나를 포근히 감싸줄 노래가 필요합니다. 가끔은 나만의 주제곡을 개사해 불러보세요. 조금은 위로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