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이 아직이지만 정치권은 조기 대선 준비로 뜨겁습니다. 야권은 물론 집권 여당 인사들까지 각자 정치적 행보를 보이면서 사실상 조기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 모양새입니다.
차기 대통령 선거의 키는 '중도층'에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야 유력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 못지않게 '의견 유보', '무응답' 등 중도층으로 읽히는 숫자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중도를 잡아야 이긴다'라는 선거 공식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중도란 어느 선상을 말하는 걸까요? 우리는 통상 중도층을 보수와 진보, 어느 성향에도 속하지 않는 유권자를 일컫습니다.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간층 말이죠. 하지만 개인마다 생각하는 '위치'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력 사태로 건물 외벽과 유리창이 파손된 모습. (사진=뉴시스)
얼마 전 만난 한 국회의원은 "중도가 사실은 중도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극단에 있는 강성 지지자라도 스스로를 중도층이라고 인식하고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보여주며 '진짜 중도'의 불분명함을 역설했습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극단이 보편화 돼 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극으로 향하며 갈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우리 사회의 갈등 정도는 4점 만점에 보통 이상인 3.04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이 3.5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정치 갈등은 더욱 심화됐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논의보다 정쟁에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성장과 투자를 멈췄고, 미국 트럼프정부의 압박 속에서 우리 경제는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에 접어들었다는 '피크 코리아(Peak Korea)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점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념에 매몰되지 않고 포용과 사회 통합이 절실한 때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