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온라인 유통은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공세에 시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를 중심으로 한 C커머스 플랫폼들은 초저가 마케팅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을 사실상 폭격했는데요.
올 들어서는 이 같은 C커머스의 위협이 더욱 거세지는 양상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시장 직진출을 선언한 테무가 국내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하겠다고 나서면서 업계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 중국계 물류 대행사를 통해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인근 대형 물류센터와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규모는 연면적 약 16만5000㎡로 지하 1층, 지상 10층으로 이뤄진 상·저온 복합 물류센터인데요. C커머스 플랫폼이 우리나라에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테무는 물류센터 내에 우리나라 사업을 총괄 관리할 사무실을 두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같은 C커머스의 국내 물류센터 확보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간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C커머스 대비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품질의 신뢰도와 빠른 배송 속도를 강조해 왔습니다. 사실 C커머스 플랫폼들의 제품들이 여전히 가품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도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인데요.
하지만 C커머스의 배송력 강화는 아예 다른 문제입니다. C커머스 제품들이 물류센터에 보관되기 시작하면, 국내 업체들과의 속도전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이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무기 하나를 잃을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게다가 고객 입장에서는 싼 제품을 국내 플랫폼들 못지않게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은 더 문제입니다. 이 같은 소비 패턴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충성 고객들도 더욱 증가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C커머스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까닭이죠.
지금까지의 추이를 살펴보면 C커머스의 국내 침투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입니다. C커머스의 전방위 공습에 국내 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업계는 물론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너머로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