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뉴스토마토 제약·바이오 포럼 <백신 허브 넘어 ‘글로벌 제약강국’으로>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이 “글로벌 제약 강국이 되기 위해선 제약·바이오시장의 메인플레이어가 될 '박세리 기업'을 탄생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약개발 등을 개별 기업이 혼자 성장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뉴스토마토 제1회 제약·바이오 포럼 <백신 허브 넘어 ‘글로벌 제약강국’으로>에서 “우리나라의 바이오제약 산업은 가능성이 많지만, 올바른 전략에 따라 추진하지 않으면 많은 시행착오 끝에 기회를 놓치거나 시간을 낭비하게 될 수 있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묵 단장은 제약기업의 매출 규모와 연구개발(R&D) 투자규모에 따라 △선진시장 진출모델 △연구개발 자금유입 모델 △파머징마켓(신흥제약시장·Pharmerging)진출 모델 △바이오벤처 등 4개 그룹으로 분류하며 “각 그룹에 맞는 '글로벌 생존전략'이 필요하다”라고 꼽았다.
그는 “일동제약과 동아ST, JW중외제약과 같은 연구개발 자금 유입 모델은 파이프라인별로 자회사를 설립해 벤처캐피탈 자금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R&D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파머징마켓의 경우 “개량신약과 약물전달시스템(DDS)을 기반으로 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거나 대상국가 제약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라고 조언했다.
2020년 기준 국내 제약사 매출액·연구개발비용별 모델. (표=KDDF)
바이오벤처기업은 기업공개(IPO) 이후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묵 단장은 “기업공개가 자금 회수 등 엑시트 전략이 돼선 안 된다”라며 “연속적인 라이센싱이 필수적인 만큼 플랫폼 기술 구축이 중요하다”라고 역설했다. 파이프라인 확충을 기반으로 라이센싱 중심 성장정략과 시가총액을 정당화할 수 있는 영업이익 창출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바이오벤처 기업이 글로벌 성장을 하려면, 글로벌 임상 추진 능력 보유기업과 공동개발을 추진하거나 글로벌 빅파마 등과 공동연구, 공동개발 추진해야 한다”며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 간 합병을 통한 몸집불리기도 생존 전략”이라고 지목했다.
실제 파멥신은 미국 제약회사 머크(MSD)와 손잡고 올린베시맙을 재발성 교모세포종 치료제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으며 네오이뮨텍은 머크(Merck)와 BMS의 면역관문억제제와도 공동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유한양행은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을 기술이전했으며, 2018년 얀센(Jassen)에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레이저티닙을 기술 수출한 바 있다.
결국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한 고찰과 벤처캐피탈의 비즈니스 모델 변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묵 단장은 “박세리 선수가 미국에 진출 한 후 박세리 키즈가 생긴 것처럼 바이오·제약시장에서도 글로벌 30위권에 해당하는 연매출 7조원 이상 ‘박세리 기업이 나오고 후속주자가 생기는 구조를 기대한다”면서 “단순히 1~2개 약을 만드는 것이 아닌, 병목구간을 집중 지원하는 등 우수 후보물질의 공급체계와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을 바탕으로 성장동략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앞으로 10년 후 신약 4종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연합의약품청(EMA) 허가를 받고, 이 가운데 신약 1종은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기존에 투자했던 27개 과제의 연속지원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쉽을 구축, 공동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올해 출범으로 목표로 하는 글로벌 제약 블록버스터 펀드(가칭)를 통해 투자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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