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김소희·이민우 기자] "물가를 잡겠다고 했으나 실패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장기 저성장에 접어들었다."
윤석열정부 2기 경제팀이 민생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내년 경제 흐름도 긍정적 시그널이 감지되지 않고 있는 만큼, 미래 비전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이 실패했다는 날선 비판도 제기했습니다.
5일 <뉴스토마토>가 경제 전문가 6인의 견해를 종합한 결과, 1기 경제팀 바통을 이어받을 최상목호 2기 경제팀이 챙겨야할 경제 분야의 최우선 과제로는 '물가 안정'이 지목됐습니다.
고물가·내수·세수결손 삼중고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라는 게 사실상 쉽게 잡히는 건 아니다. 때문에 실패라고 하기 보다는 사실 처음부터 "물가를 잡겠다"라고 발언하는 게 잘못됐다고 본다"며 "수입 물가 상승 등에서 오는 물가 상승이기 때문에 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를 잡겠다고 했으나 실패한 셈"이라며 "우리나라는 장기 저성장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를 시장에 맡기고 시장실패가 생겼을 때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있어야 된다"며 "(현재 경기 부진은)정부가 경제 철학이 없어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둔화하는 내수 흐름도 고민거리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 중 내수를 나타내는 서비스업 생산 계절조정지수는 5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등 전월대비 0.9% 줄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세수 결손은 '역대급 규모'인 5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0월 기준 세수 부족분은 50조400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5일 <뉴스토마토>가 경제 전문가 6인에게 윤석열정부 2기 경제팀에 대한 전망을 문의한 결과 '민생 안정'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장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사진=뉴시스)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지지부진
정부가 연초부터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3대 개혁'도 풀어야할 실타래입니다.
정세은 교수는 "교육개혁은 내년도부터 학생의 30%를 무전공·무학과로 선발하라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재정 지원을 줄이겠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연금개혁도 국민연금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보험료를 올려 기금을 지키려는 개혁인데, 방향성이 잘못된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원래는 해서는 안 될 것들만 골라서 내놨다가 유야무야 된 것"이라며 "아무것도 안 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될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 같은 경우 전부 주48시간 상한제다. 이런 상황에서 주69시간제를 얘기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 것"이라며 "반발이 크니 슬그머니 지운 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홍우형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3대 개혁 중 연금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며 "그건 어떤 정부가 하든지 미래 세대가 손해다. 그렇기에 미래 세대가 덜 손해보게 빨리 개혁을 해야 하는데, 이걸 한다고 해놓고 하지 않아서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노동개혁도 피부에 와닿는 내용이 없고 교육개혁도 전부 말이 되지 않는 것들"이라며 "사실상 하겠다고 말만해놓고 아무것도 안 한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역동경제' 내건 2기 경제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역동경제'를 내밀었습니다.
최상목 후보자는 "윤석열정부 경제정책이 지향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높여나가는 것"이라며 "경제가 지속가능하려면 계층·세대간 이동이 자유로워야 하고 역동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의 내년 상반기 시장 경제 전망에 따르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여전히 2.6%대"라며 "하반기는 2.1%다. 이는 상반기까지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해야 된다는 뜻"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부양해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정책으로 기조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 후보자와 추경호 부총리는 같은 청와대와 기재부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재정업무의 기조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국민들의 미래 비전, 경제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줘야 할 것이다. 국민들 입장에서 한국경제는 안갯속에 있는 것 같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을 비롯해 모든 기업들이 미래준비에 동참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이 요구된다"고 조언했습니다.
5일 <뉴스토마토>가 경제 전문가 6인에게 윤석열정부 2기 경제팀에 대한 전망을 문의한 결과 '민생 안정'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김소희·이민우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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