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플레이션' 덮치자 수입 멸균우유 '불티'
우유 수입 2015년부터 매년 증가
국내 원유 오르자 폴란드산 우유 판매
"가격 인상에 국내 우유 경쟁력 약화"
2024-01-31 16:49:22 2024-01-31 16:49:22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수입 멸균우유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지난해 우유 수입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원유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수입품으로 눈길을 돌린 것입니다.
 
3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HS코드 040120) 수입량은 3만7361톤으로, 수입액은 3094만 달러에 달합니다.
 
지난 2010년 우유 수입은 1톤(4000달러) 규모에 지나지 않았지만, 1137톤을 수입했던 2015년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유 수입액 또한 2021년 1643만 달러에서 2022년 2330만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3000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연도별 우유 수입액 추이. (자료=관세청)
 
이런 흐름은 국내 우유 가격 상승세와 연결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8.13으로, 전년 대비 9.9% 상승했습니다. 이는 우유 물가 상승률이 19.1%에 달했던 2009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지난해 10월 흰 우유에 사용되는 음용유용 원유 가격이 리터(ℓ)당 1084원으로 88원 오른 여파입니다. 사료 가격 등 생산비 상승이 원유 가격을 끌어올렸죠.
 
국내 브랜드 흰 우유는 1리터당 2900원대에서 3000원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실제 이날 이마트몰에서 판매 중인 우유의 가격은 △'서울우유 나100%(1ℓ)' 2970원 △'매일 오리지널(900㎖)' 2960원 △'맛있는우유 GT(900㎖)' 2970원 등입니다.
 
반면 폴란드산 '믈레코비타' 수입 멸균우유는 1리터당 약 1908원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시장 변화를 반영해 국내 편의점도 폴란드산 멸균우유 수입·판매에 뛰어들었습니다. CU는 믈레코비타의 일반우유와 저지방우유 1리터를 각 21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마트에 진열된 우유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렇다 보니 가격이 저렴하고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수입 멸균우유로 소비자들의 손길이 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폴란드산 우유는 지난해 전체 우유 수입액의 84.8% 비중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수입산 멸균우유는 대체품에 불과한 만큼 국내 우유가 경쟁력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필수품에 해당하는 우유 가격이 크게 올라 수입 멸균우유를 찾는 사람들이 있지만 냉장우유를 대체하기는 힘들다"면서 "국내 우유는 가격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예상됨에 따라 올해는 가격 인상보다 낙농가와 유업체의 상생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가는 물가 상승률과 공급량 등을 검토해 결정되기 때문에 올해 우유 가격 흐름은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며 "우유 가격 상승은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최대한 가격 방어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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