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정복 도전에 나선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전 세계적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선두 그룹의 막바지 임상이 잇따라 중단되면서 장기화가 유력한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14일 주요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과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가 나란히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했다.
존슨앤드존슨은 12일(현지시간)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백신 접종자 1명에게서 알수 없는 질병이 발병해 임상을 중단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환자 6만명을 대상으로 한 3상에 돌입한 바 있다. 해당 임상의 경우 백신 관련 임상 가운데 가장 앞선 편은 아니지만, 압도적 환자 규모에 객관적 결과 도출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를 모아왔다.
회사 측이 전담팀을 꾸려 내용 조사 중에 있고 수일 내 임상 재개가 가능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역시 중단된 바 있어 개발 성공에 대한 우려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는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의 경우 중단 4일여 만에 재개됐다.
13일에는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가 잠재적 안전 우려를 이유로 임상 3상을 중단했다. 존슨앤존슨 백신 임상 중단이 알려진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서다. 중단 배경엔 미국 규제당국의 일시 중지 권고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치료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이후 처방하고 극찬한 리제네론 품목과 유사한 계열이다. 두 품목은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기도 했다.
전 세계 보건산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대형사들이 코로나19 관련 임상이 줄줄이 중단됨에 따라 차츰 커지던 사태 종식에 대한 기대감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자칫 후발주자들의 파이프라인에 부정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현존 치료제나 백신이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보수적 조치 가능성도 적지 않은 만큼 지나친 비관 역시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임상이 중단됐을 당시에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조치였던데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재개된 사례가 있고 같은 회사에서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는 여전히 순조롭게 후기 임상에 돌입한 상태"라며 "오히려 국내와 같은 후발 주자들이 참고해 임상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일라이릴리 소속 연구원들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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