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MBC, 공적 지원 호소했지만…여야 "방송 책무 선행해야"
야당 "방송 편향성 문제"…여당 "미래 지향적 방안 나와야"
2020-10-19 16:58:52 2020-10-19 16:58:52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미디어 시장 변화로 지상파 방송 위기론이 떠오르며 문화방송(MBC)에 대한 공적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여야 의원들은 MBC의 방송 공공성을 지적하며 자체 개혁을 요구했다. 야당은 뉴스·보도 프로그램의 방송 편향성을 문제 삼았고, 여당은 MBC의 지향점에 의문을 표했다.
 
19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MBC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에 MBC 프로그램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지난달 MBC 입사시험이 MBC의 편파적 정치 성향 문제를 드러냈다며 방문진 이사장의 책임을 물었다. 허 의원은 "MBC는 이미 '편파보도', '편파운영'에 이어 사상검증을 통한 '편파채용'이라는 편파 3관왕을 달성했다"며 "한국방송공사(KBS)에 대한 공적 지원을 끊자는 의견도 있는데, KBS보다 공영방송 부분에서 미흡한 MBC가 공적책임을 어떻게 달성할지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기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등이 19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같은당 조명희·김영식 의원 등도 MBC 뉴스데스크, 스트레이트 등의 보도 행태를 지적하며 공영방송의 책무 수행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MBC 재정 악화에 대한 자구안 마련 없이 공적 지원만을 요구한다는 점도 지적 사항이었다. 최근 박성제 MBC 사장은 지난 16일 업무현황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공적재원 확보 등을 목표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은 MBC 입사시험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느낀다고 답했지만, 보도의 정치 편향성 의혹에는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시험 문제가 사상 검증이라는 점은 동의할 수 없다"며 "공개된 시험 문제가 사상 검증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사회가 특정 프로그램 보도나 내용에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불필요한 외압 등 부작용이 있다"고 답했다.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9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당 의원들 역시 MBC의 공적 책무를 강조하며 자체 개혁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MBC의 공익광고 방송 편성률을 공개하며 MBC가 공적 책무를 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 공개 자료에 따르면 MBC의 올 상반기 황금시간대(SA·A 등급) 공익광고 편성률은 3.6%뿐이었던 반면 시청률이 낮은 C등급 편성율은 84.6%로 지상파 중 가장 높았다. 김 이사장은 이러한 지적에 "경영이 어렵다 보니 경제성을 공익성보다 앞세운 것 같다. 시정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낭비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상파 직접 수신율이 2% 수준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실질적 시청자가 없는 초고화질(UHD) 방송의 지상파 도입에 의문을 제기했다. 변 의원은 "새로운 수입원을 찾는 것보다 낭비 요인(제거)이나 미래 지향적 부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이런 노력을 할 때 지상파 지원 대책을 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윤영찬 의원 역시 "박성제 사장이 공적재원 혜택을 받고 싶다고 하지만 당장 여건이 안 된다"며 "방문진 이사회가 늘 현안 중심으로 논의하는데 MBC 미래 전략 차원의 논의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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