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지난 26일 밤 열린 월드컵 16강전 우루과이와의 경기가 2대 1의 아쉬운 스코어로 끝나면서 우리 국가대표팀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약 2주 동안 한반도를 붉은 열기로 달궜던 남아공 월드컵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한동안 후유증을 남기겠지만, 이와 달리 게임업계는 월드컵이 게임유저들을 거리와 TV 앞으로 끌어들여 업계의 '악재'가 될 것이란 애초의 우려가 '기우'로 판명나면서, 홀가분한 상황이다.
◇ 월드컵, 게임업계의 악재? "다 옛말"
당초 예상과 달리 월드컵 기간 동안 게임업계의 '불황'은 없었다.
'마구마구'의 야구선수 실명 사용 문제와 매각설 등 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CJ인터넷(037150)도 월드컵 '악재'는 없었다고 밝혔다.
CJ인터넷은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신작 '주선 온라인'의 경우, "월드컵 이후에도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 그리스전 전날인 11일 서버를 하나 추가 오픈했고, 그리스전이 있던 주말(12~13일)에는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배틀스타 온라인', '미스터 CEO' 등 월드컵 기간에 출시한 신작들의 성적도 괜찮은 상황이고, 월드컵 영향으로 게임 이용자 수가 크게 변한 건 없다고 덧붙였다.
농구, 야구 등 축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 종목 게임에서도 반응은 마찬가지다.
농구게임 '프리스타일'를 서비스하는
JCE(067000)는 "프리스타일의 동시접속자나 사용시간 부분에서 월드컵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실제 2006년도 축구 붐이 심할 때는 많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같은 스포츠게임의 동접이 심하게 떨어지지 않아 '월드컵 불황'도 이젠 옛말"이라고 말했다.
CJ인터넷의 '마구마구' 역시 야구시즌인데다 원래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즐기는 게임이어서 변화가 적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스포츠경기와 무관한 장르의 게임들도 월드컵의 영향에서 자유로웠다.
엔씨소프트(036570)에 따르면, MMORPG 장르의 게임도 월정액제이기 때문에 월드컵이 MMORPG 게임 매출에 주는 영향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월드컵 마케팅, 악재 방어에 한 몫"
업계 내부에서는 각 게임사들이 월드컵을 겨냥해 다양하게 선보인 월드컵 이벤트 마케팅도 이 같은 게임의 선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 혜택이 월드컵 기간동안 자칫 빠져나갈 수 있는 유저들을 붙잡아두는 방어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월드컵 악재는커녕 오히려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본 게임들도 있다. 바로 축구 게임이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각 나라 대표팀들을 그대로 게임에 옮겨놓은 네오위즈게임즈의 '피파온라인2'는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12만명의 동시접속자(6월 19일)를 기록하며 2007년 10월 서비스 이래 최고의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한국-그리스 전'이 있던 12~13일에 피파온라인2의 동접 수가 9만명을 넘었고, 이후 평일 사용자 트래픽이 전주 대비 36% 이상 늘어나고 신규가입자도 10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112040)에서 월드컵 기간에만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판타지 풋볼매니저'도 월드컵 열기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다.
테스트를 시작한 후 우리 대표팀의 아르헨티나 전 경기가 있던 6월 셋째주의 판타지 풋볼매니저의 게임 이용 증가율은 전주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고, 한국 경기가 있던 17일에는 게임 재접속률이 평일에 비해 40% 이상 증가했다.
위메이드측은 한국대표팀 응원 이벤트를 비롯한 월드컵 이벤트 참석율도 90%에 달해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축구 게임과 그 이벤트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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