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새로운 관계 형성을 위한 역사적인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1년 묵은 무노조경영을 철폐하고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한지 6개월 만이다.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공동교섭단과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사측이 만나 단체교섭 상견례와 1차 본 교섭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단체교섭은 삼성전자 4개 노조가 모인 공동교섭단으로 창구가 일원화됐다. 공동교섭단은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를 비롯해 상급단체가 없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1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2노조), 삼성전자노조(3노조)로 꾸려져 있다.
4노조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이 교섭 권한을 위임받아 사측과 교섭을 진행한다. 이날 노조 측은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과 김해광 금속노련 수석부위원장 등이 참석했고 삼성전자에서는 나기홍 경영지원실 인사팀장 부사장이 상견례에 참석한 가운데 최완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인사기획그룹장 전무가 교섭 대표를 맡았다.
김만재 위원장은 이날 "30년 삼성의 무노조 경영 사슬을 끊고 최초의 단체협약을 쟁취하겠다는 목표 아래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이번 교섭을 통해 삼성전자가 상생과 신뢰의 노사관계를 정립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 교섭위원과 진지하게 상견례에 임할 것이며 대등하고 평화로운 단체교섭의 첫 단추를 끼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측이 전향적인 태도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기홍(오른쪽 두 번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 부사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상견례 및 첫 단체교섭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기홍 부회장은 "이번 교섭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노사 모두 상호 이해하고 동반자로서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협력적 노사관계 모델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상견례에서는 단체교섭 관련 기본 원칙을 비롯해 교섭위원 활동시간 보장, 단체교섭 준비를 위한 임시사무실 제공, 주 1회 실무교섭, 월 4회 교섭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 합의서에 노사 교섭위원들이 각각 서명했다.
회사는 노사 교섭위원들이 교섭에 임하는 시간을 근무로 인정하고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도 노조에 임시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번 주 내로 단체교섭안을 이번주 경영진에 전달할 방침이다.
다음 단체교섭은 17일 개최되며 앞으로 월 4회 정기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필요할 경우 추가로 실무교섭을 열기로 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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