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정치연합의 중앙운영위원장, 민주당과 합당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초대 대표, 20대 총선에서 제3정당을 일궈낸 국민의당 초대 대표, 21대 총선에서 3석의 의석을 확보한 현재의 국민의당 대표. 불과 6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철수 대표가 만들어낸 이력이다.
4번의 창당과 4번의 대표직을 맡은 바 있는 안 대표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5번째 신당창당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지난 6일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안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 의원들의 공동연구모임인 국민미래포럼 세미나에서 "유일한 결론이 야권 재편이다. 새로운 혁신 플랫폼을 만들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구체적인 비전·정책을 얘기할 때 국민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중도뿐만 아니라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진보까지도 포괄하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내세운 신당창당론은 단순한 당대당 합당이 아닌 서로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빅텐트'를 구성해 새롭게 야권을 재편하자는 구상이다. 이미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야당이 아직까지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만큼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제안이다.
하지만 이러한 신당창당 제안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안 대표의 정치인생에서 벌써 4번의 창당이 이뤄졌다. 그리고 그 주기는 매번 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다. 이전까지의 창당이 총선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엔 서울·부산시장을 겨냥한 재·보궐 선거로 그 주기가 오히려 짧아졌을 뿐이다.
무릇 한 조직의 대표라면 그 누구보다 책임있는 리더십을 보여야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안 대표를 향해 '도장깨기 전문가'라는 조롱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제3정당이라는 돌풍을 만들어 낸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이끌지 못하고 두개의 정당으로 나눴고, 대한민국을 잠시 떠났다. 귀국한 뒤에는 다시 당을 깼으며 선거를 앞두고 다시 같은 이름의 국민의당을 창당해 선거를 치뤘다. 그런데 또 다시 선거를 앞두고 당을 다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뜻한다. 안 대표가 창당한, 창당하려는 정당이 과연 이러한 사전적 의미에 충실하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반문연대'만을 정당의 머리에 세우고 정치적 이합집산을 추구하기보다는 정치적 방향성을 분명히하고 대안을 제시해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선거 승리의 더 빠른 길이다. 안 대표가 '프로 창당러'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닌 지금의 국민의당을 100년 정당으로 만드는 편이 우리 정치의 미래에도 득이 될 것이다.
한동인 정치팀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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