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해운업계가 코로나19 파고를 넘어 3분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미중갈등,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4분기에도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운업계가 운임 상승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HMM(011200)은 3분기에 27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 2010년 8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 실적을 냈다. 직전 분기(1387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99.8% 뛰었다.
운임이 크게 오른 덕이다. 해상 화물 운임 동향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 종합지수(SCFI)는 9월 기준 1022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상승했다. SCFI는 컨테이너 운송시장 15개 항로의 스팟 운임을 반영한 운임지수다. 이 가운데 HMM 전체 매출에서 46.8%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주노선 운임이 2346으로 49.8% 급등했다. 스팟 시장의 운임이 오르면서 HMM의 운임률도 9월 기준 1022를 찍으며 17.4% 올랐다.
세계 최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투입 효과도 톡톡히 봤다. HMM은 메가 컨테이너선을 앞세워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며 비용을 절감했다.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HMM
물론 코로나19 사태 영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컨테이너화물이 줄었다. HMM의 9월 컨테이너 수송량은 282만TEU로 전년 동기 332만TEU에서 15% 감소했다. 화물 감소에도 HMM은 운임 상승과 원가절감 노력으로 높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가스선 전문 선사인
KSS해운(044450)도 순항하고 있다. KSS해운은 3분기 영업이익 129억원, 순이익 82억원의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각 10.3%, 14.9% 증가한 실적이다. 누계 영업이익은 37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715억원으로 최고치다.
신사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최고 실적 경신이 가능했다. 앞서 6월 KSS해운은 MR탱커(5만톤급) 시장에 진출하고 선박 한척을 장기운송에 투입했다. 기존의 주력 사업인 대형 가스선(VLGC)에 더해 사업다각화를 꾀했다. MR탱커 시장은 석유화학제품의 가장 중요한 기본 원료인 납사(나프타)를 주로 운송하는 범용선으로 타 선종에 비해 시장변화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탄탄한 물동량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초대형 가스선 부문의 성과도 견고했다. KSS해운은 올 2월 '가스 파워'호, '가스 프렌드'호 등 2척의 용선계약을 갱신하면 용선료를 평균 10만달러 인상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가스 퀸텀'호도 약 20만달러 추가로 올리며 총 3척의 용선료를 인상했다. 여기에 KSS해운은 비용절감을 위해 선박 안전관리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등 선제적인 사고 예방활동도 펼쳤다.
로고/KSS해운
이같은 해운업계 호황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컨테이너선 시장은 4분기를 계절적 비수기로 본다. 3분기가 성수기로, 운임 및 물동량이 고점을 찍고 하락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올해는 4분기에도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가 기대된다. 최근 아시아-미주 노선의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월에 들어섰지만 컨테이너선 스팟 운임이 여전히 높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1857.33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192.77포인트 올랐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상승폭이 오히려 더 커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점은 미중 갈등, 코로나19 재확산 등 글로벌 교역 환경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이에 HMM은 메가 컨테이너선 투입으로 안정적인 화물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량 화주를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운용효율 증대 및 비용절감 방안도 꾸준히 발굴할 계획이다.
KSS해운은 운영선대 증가로 4분기 전망이 밝다. 선박은 안정성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5년 마다 정기점검을 받아야 한다. KSS해운 선박에 대한 정기점검이 모두 끝나면 운영선대는 총 26척(지분참여 선박 포함)으로 늘어난다. 회사 관계자는 "정기점검을 마치고 전 선대가 시장에 투입되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더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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