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성폭행범 조두순의 출소를 계기로 강력범의 재범 방지를 위해 출소 직후 일정 기간 보호시설에 격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다만 인권침해, 이중처벌의 논란이 있는 만큼 치료 및 사회복귀를 주목적으로 설정했다.
26일 당정은 국회에서 '친인권적 보안처분제도 및 의무이행소송 도입 당정협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위헌 소지와 반인권적 내용을 제거한 상태에서 아동 성폭력 등 특정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사회에서 격리할 방향을 법무부가 마련해 보고했다"며 "새로운 법을 제정하기로 했고, 그 과정에서 당정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이 추진하는 친인권적 보안처분제도는 지난 2005년 보호감호 처분에 대한 이중처벌 및 인권침해 논란으로 사회보호법이 폐지된 이후 15년 만에 대체입법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이는 조두순의 다음달 13일 출소를 앞두고 연쇄 살인·아동 성폭력 등 흉악범에 대한 재범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당정이 공감대를 이루면서 추진됐다. 당정은 기존 보호수용법안의 내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기존에 논란이 되었던 위헌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치료의 필요성이 높은 흉악범죄자들에 대해 회복적 사법 처우의 일환으로 치료 및 사회복귀를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무부가 마련한 새 보안처분제도는 살인범, 아동성폭력범, 5년 이상 실형을 산 재범 위험이 높은 사람 등이 대상이다. 특히 특정 유형의 강력범죄자가 알코올 중독 등 요인으로 재범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의 판단이 내려지면 출소 후 일정 기간 보호시설에 격리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들이 시설에 수용되면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해 재사회화를 도운다는 계획이다. 해당 법안은 여당 법사위원의 의원입법을 통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해 한 의장은 "조두순 같은 흉악범죄자는 사회적으로 격리될 필요성이 있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조두순까지 소급 적용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두순처럼 이미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로 나온 사람들에 대한 관리제도 개선에 대한 법안이 법사위에 올라온 것들이 있다"면서 "그런 것도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의장은 또 "반대편에선 대책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인권침해 요소가 있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뚜렷하게 있다"며 "범죄자의 인권과 국민 보호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나 치밀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장관은 "치료 필요성이 높은 흉악범에 대한 회복적 사법의 일환으로 친인권적인 새로운 보안처분을 준비했다"면서 "주민 불안 해소와 안전한 사회를 위해 조속히 제도가 시행되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친인권적 보안처분제도 및 의무이행소송 도입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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