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출고가 1억7000만원의 초프리미엄 ‘마이크로LED TV’를 내놨다. 기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만 출시했던 마이크로LED 제품을 가정용까지 라인업을 확장했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는 지난 10월 LG전자가 출시한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초고가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추종석 삼성전자 부사장(왼쪽 세번째)이 10일 화상 회의 시스템을 통해 마이크로LED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10일 양방향 화상 회의 시스템 웨비나를 통해 진행된마이크로LED TV 출시행사에서 "연초 발표한 '스크린 에브리웨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중요한 모멘텀이 되는 제품을 소개하려고 한다"면서 "마이크로LED는 기존의 디스플레이 한계를 극복한 궁극의 디스플레이 기술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스크린 화질을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처음으로 마이크로LED를 적용한 상업용 디스플레이 '더 월'을 출시해 글로벌 B2B 시장에서 호평을 받아 왔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110형으로 일반 가정에서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TV의 형태를 취했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마이크로LED TV에 대한 소비자 수요에 따라 최근 TV 시장에서 주력 크기로 떠오르고 있는 70~80형대 제품군까지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의 가장 큰 특성에 대해 기존의 디스플레이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차세대 기술이 적용됐음을 강조했다. 이 제품은 100마이크로미터(㎛·백만분의 1미터)보다 작은 LED 소자로 만들어지며, 이 각각의 소자는 스스로 빛을 내며 RGB(빨강·초록·파랑)의 3원색을 띈다.
신제품 소개를 담당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LED 자체가 스스로 색과 빛을 내는 유일무이한 제품"이라며 "유기물을 사용한 디스플레이는 소재 수명에 따라 필연적으로 화질 저하 발생 가능성이 높지만 마이크로LED는 무기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10만 시간 동안 밝기와 화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제조 난이도가 높은 마이크로LED 구현을 위해 반도체 사업에서 축적된 초미세공정 노하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발광의 특성을 고려해 QLED 8K의 인공지능(AI) 화질 제어 기술과 결합한 '마이크로 AI 프로세서'를 통해 각 장면에 최적화된 영상의 디테일과 밝기를 최대한으로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모델들이 '마이크로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디자인 측면에선 콘텐츠와 스크린, 스크린과 벽의 경계를 없앤 '모노리스 디자인'을 적용했다. 사운드는 5.1채널의 웅장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내장 '아레나 사운드'를 기반으로, 영상 속 사물의 움직임에 맞춰 사운드가 움직이는 'OTS 프로'도 지원한다. 또 신제품에는 110형 화면을 50형 화면 4개로 분리해서 볼 수 있는 '쿼드뷰 (4Vue)' 기능도 도입했다.
신제품의 출고가는 1억7000만원이다. 기존의 B2B용 더 월 제품이 4억~5억원대의 호가에 팔린 것에 비하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대는 대중화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마이크로LED 시장이 오는 2026년까지 2억2800만달러 규모로, 전체 TV 시장의 0.2%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TV가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주고 그로 인해 더 많은 경쟁사들이 뛰어든다면, 가격 경쟁력도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용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시장에 반향이 있고 많은 플레이어가 뛰어들면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떨어질 것"이라며 "액정표시장치(LCD) TV도 처음 나왔을 때 30형대 제품 가격이 1000만원 정도였지만 현재 20만~30만원대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LED TV의 예약판매는 이달 시작되지만, 본격 출시는 내년 1월이다. 국내 출시 이후 1분기 내 미국·유럽·중동 등으로 판매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의 주요 소비층을 '초고가' 시장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제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형태의 'VVIP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최고의 요지에 마이크로LED TV를 전시하고, 유명인과 협업하는 형태의 마케팅도 기획하고 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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